'신재생 에너지'를 주목하라

입력 2003-04-11 10:00:15

미국이 전세계의 들끓는 반전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이라크가 세계 제2의 원유생산국이기 때문이다.

이라크전으로 세계경제는 물론 우리나라 경제가 타격을 받고 국제석유값이 불안하자 정부는 차량10부제 등 에너지 절약시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1970년대 오일쇼크처럼 절약만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에너지정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알아본다.

◇신재생 에너지란

최근 에너지 전문가들과 환경단체 등에선 한국의 석유·원자력 의존 구조를 벗어나 신재생에너지에 바탕을 둔 장기적인 에너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나라는 약 60%의 에너지를 석유로부터 얻기 때문에 석유부족사태가 닥치면 큰 타격을 입는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게 대체에너지였다.

대체에너지는 큰 것 하나로 기존의 에너지인 석유를 대신한다는 의미로 사실상 원자력을 가리키는 말로 많이 쓰였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도 석유를 대신할 수 없다. 안전성과 환경오염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원자력 발전의 연료인 우라늄의 매장량이 약 50년 쓸 수 있는 양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이와는 달리 자연에서 언제든 무한정 얻을 수 있는 에너지로 태양에너지, 풍력, 지열, 연료전지를 포함한 수소에너지, 조력에너지, 바이오매스 등을 가리킨다.

태양에너지는 태양열을 이용하는 방식과 태양광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나눠진다.

태양광 발전은 태양빛을 전기생산에 이용하는 장치다.

반면 태양열 장치는 태양빛을 집열장치를 이용해 모아서 온수와 건물 냉난방용 열을 생산한다.

풍력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신재생가능에너지 가운데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경제성도 태양광 발전에 비해 나은 편이고 발전용량에 따라 다양한 발전기가 개발되어 있어 풍력발전은 연간 30% 이상씩 시장이 커지고 있다.

바이오매스로 불리는 생물자원은 나무나 축산 분뇨, 음식쓰레기 등으로부터 나온 유기물을 분해해 가스로 사용하는 신재생에너지다.

수소와 산소를 물로 만들면서 전기를 얻는 연료전지는 공해가 없고 효율이 높아 '차세대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8년이 되면 연료전지 발전기가 설치된 가정이 국내에도 1만∼10만 가구쯤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도시가스로 수소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다시 전기를 만들고 남는 전기는 한국전력에 다시 판매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현황

"우리나라의 전체 사용에너지에서 차지하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01%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외국에서는 포함시키지 않는 쓰레기소각열을 이용한 난방시스템이 97%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북대 에너지환경경제연구소 김종달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해두고 있지만 지금 현재로선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년 신재생에너지를 정부가 구입하기로 하는 등 보급에 나서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대관령과 제주도에 풍력발전단지가 추진되고 있고 한국수자원공사도 경기도 시화호 근처에 25만2천㎾의 세계최대 규모 조력발전소를 건립키로 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정책은 인적·물적 자원을 원전 등 기존에너지에만 투자해왔습니다.

원전 1기 건설에 2조원이 필요한 만큼 이 돈의 일부만 투자해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게 될 것입니다"며 이젠 정부도 에너지정책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정부정책은 대형에너지 생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의 확대보급을 위해서는 대규모 중앙집권적 에너지생산 틀에서 벗어나 지자체나 일반가정에서도 쉽게 동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현황

대구시와 경북도도 대구솔라시티 건설, 포항풍력발전단지 조성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선다.

2000년 솔라시티 참여관련 간담회와 함께 시작된 대구의 솔라시티 건설사업은 올해부터 실질적인 결실을 보게 된다.

신천수질환경사업소 홍보관(대구솔라시티센터)을 건립하고 대구솔라시티만들기 모임도 구성한다.

이와함께 대구 우방랜드 주차장 위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발전부업에도 나선다.

광전지를 이용, 태양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한전에 판매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총 사업비 53억원을 투입하여 포항권 풍력발전단지 조성, 경산 태양에너지개발 지원센터 건립, 태양광 가로등설치 등을 계획하고 있다.

2001년 3월 설치된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호미곶 광장 풍력발전기 외에 포항시는 2005년까지 이 일대에 풍력발전기 10대를 추가 설치,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윈드 팜(wind farm)'을 건설한다.

영덕군에서도 민자유치를 통해 사업비 780억원을 투입, 연말까지 창포리 일대에 2㎿급 풍력발전기 30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영덕군은 (주)유니슨과 공동으로 영덕풍력발전(주)를 설립하여 현재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상태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풍력발전기 10대가 상업운전에 들어간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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