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바그다드를 함락한 지 이틀째인 10일 바그다드는 약탈과 방화가 난무하는 혼돈의 상태를 이어갔다.
미군이 질서 회복보다 이라크군 잔당 색출에 집중하면서 바그다드는 그야말로 치안 공백 상태의 혼란이 극도에 다다르고 있는 양상이다.
바그다드 시민 수만명은 이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손수레 등을 가지고 시내로 나와 정부청사, 대사관, 병원 등 장소를 가리지않고 물품들을 쓸어갔다. 시민들은 이날 특히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아들 우다이와 딸 할라흐, 타리크 아지즈 부통령 등 이라크 정권 고위 인사들의 저택을 미 해병대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무런 제한없이 약탈했다.
또 공보부, 무역부, 교육부 등 바그다드 시내의 5개 정부 청사가 이날밤 화염에 휩싸이면서 바그다드는 화염과 연기로 얼룩진 아수라장이 됐으나 미군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독일 대사관과 프랑스 문화센터에도 난입해 약탈을 자행했으며 심지어 공습으로 인한 부상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시내의 알-킨디 병원을 약탈하기까지 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혼란에도 불구하고 스탠리 맥크리스털 미 합참 작전차장은 "한번에 모든 일을 처리할 수는 없다"며 바그다드 시내의 치안 확보는 차후로 미룰 것임을 시사했다.
미군 제7해병연대 3대대장인 마이클 벨처 중령도 이날 예하 지휘관들에게 약탈행위를 막을 것을 지시했지만 "우리는 전투를 하거나 평화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경찰 업무에는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익명을 요구한 바그다드 시내의 한 호텔 매니저는 "좋아진 것은 사담이 사라졌다는 것 뿐"이라며 "물과 음식도 부족하고 모든게 최악"이라고 불평했다.
한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 미.영 연합군이 바그다드의 질서 회복을 위해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안토넬라 노타리 ICRC 대변인은 ICRC 직원 수십명이 전기 복구 및 의료 지원을 위해 바그다드 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시내의 혼란이 극심해 진입이 어렵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ICRC는 지난 9일 캐나다인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되자 바그다드내 지원 활동을 잠정 중단했으나 하루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WHO도 이날 성명을 통해 "바그다드의 무질서한 상황이 이 곳 주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며 조속한 질서 회복을 당부했다.
외신종합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