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폭격직전 건물 빠져나갔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지난 7일 미군의 '조준공습'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것 같다고 영국 언론들이 영국의 정보소식통들을 인용, 9일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은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 "그(후세인)가 7일 미군의 폭격때 건물안에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도 "영국의 국외방첩부(MI6)가 미 중앙정보국(CIA)에 후세인이 미국의 폭격 직전에 바그다드의 피폭된 건물에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영국의 한 정보소식통의 말을 빌려 "우리는 후세인이 그 곳에 도착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 빠져나갔다"면서 "그가 차로 빠져나갔는지 혹은 지하터널을 이용했는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미국 어론들도 전날과 달리 후세인 사망가능성 보도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후세인과 가족들의 생사는 현재까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8일에는 MSNBC 방송이 고위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 미 공군 전폭기가 이날 "극히믿을만한" 정보에 따라 후세인 대통령과 장남 우다이 및 차남 쿠사이가 머물고 있을 것으로 지목된 바그다드 서쪽 알-만수르 지구의 건물에 폭탄을 투하했다면서 후세인 대통령의 사망 가능성을 전하는 등 대다수 미국 언론들이 후세인의 사망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미정부 당국자들은 후세인 대통령이 공습이 실시되기 전에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으나, 후세인 부자가 그곳에 남아 있었을 경우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한 고위 국방 당국자는 B-1 폭격기 1대가 2000 파운드짜리 벙커버스터 4발을 목표물에 투하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자들은 바그다드에서 활동중인 한 정보원이 이라크 최고위 지도자들이 회의를 하는 현장에 관한 정보를 전해 옴에 따라 신속히 공군에 연락, GBU-31 공동집적 공격탄(JDAM) 4발로 현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9일 바그다드 중심부의 장악지역을 확대하기 위해 이라크군과 치열한 도심 시가전을 벌이면서 바그다드 북쪽과 남동쪽에서도 포위공격을 개시, 시내 전역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라크군은 특수공화국 수비대를 중심으로 대거 반격에 나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으나 차츰 미군에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바그다드 포위공격 = 미 제1해병원정군은 바그다드 중심부에서 남동쪽 5㎞ 떨어진 알-라시드 공항을 전날 접수한 데 이어 디얄라강을 넘어 도심으로 진격을 개시했다.
해병대는 이 과정에서 병력 3천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탄약을 노획했고 교도소 하나를 장악, 미군 전쟁포로의 것으로 보이는 군복과 화생방복을 발견했다.
뉴욕 타임스는 바그다드 서쪽의 사담 국제공항이 미 제3보병사단의 바그다드 공격 근거지가 됐듯이 알-라시드 공항은 미 해병대 병력의 작전기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의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알-라시드 공항이 "군사적으로 중요"할 뿐더러 이곳을 장악함으로써 이라크 지도부의 탈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 제5군단 산하 병력들도 바그다드 북부로 포위망을 계속 좁혀들어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바그다드 북쪽에서 미군이 이동하는 것이 목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그다드 중심부에서는 티그리스강 서안의 후세인 대통령궁 주궁에 진지를 구축한 미 제3보병사단 병력이 이라크군이 장악하고 있는 티그리스강 동안으로 연결되는 알-줌후리야 교량 등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미군 에이브럼스 탱크 2대가 이날 아침 대통령궁 북쪽 입구를 빠져나와 알-줌후리야 교량에 진지를 구축하자 이라크군이 강 동쪽 건물에서 일제히 사격을 반격을 개시했다.
이라크군은 또 티그리스 강 서안의 주요 교차로를 장악한 미군에 맞서 병력들로 가득찬 트럭과 버스들을 동원해 반격에 나섰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군이 이라크군의 강력한 반격을 격퇴시겼으며 이 과정에서 이라크군 수백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미 제101공중강습사단 병력은 알-라시드 공항 북쪽의 공화국수비대 사령부에서 이라크측의 반격을 격퇴했다.
이라크군 대변인은 이날 국영TV를 통해 바그다드 주변에서 미 A-10전투기와 F-15전투기 2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