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확산...전세계 사망자 104명으로

입력 2003-04-09 16: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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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에게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고 9일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BBC는 WHO가 사스 발병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남부 광둥성 일대에 대한 6일간의 현지조사를 마친 직후에 중국 정부에게 이같이 촉구했다고 전했다.

크리스 파월 WHO 대변인은 "우리는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보와 공개적인 보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정부는 사스 발병 이후 공황상태를 우려한 나머지 사실을 숨기거나 늑장대처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WHO는 이에 앞선 8일 사스의 원인균이 코로나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잠정 결론짓고 중국 광둥성에 대한 역학조사를 끝마쳤다.

조사단의 일원인 조지 프레이서는 또 이번 조사 결과 "많은 증거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 원인균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증명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파라믹소 바이러스, 클라미디아 세균 등 사스 감염과 연관된 물질들의 작용을 포함해 여전히 많은 의문들이 남겨져 있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른 병원균과 함께 사스를 유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스는 지난해 11월 광둥성에서 처음 발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광둥성에서만 43명이 목숨을 잃었으나, 광둥성 보건당국은 사스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지구촌을 공포로 물들인 사스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3명이 추가로 숨져 현재 전 세계에서 사스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4명으로 늘어났다.

홍콩에서는 이날 고령의 노인 2명이 추가로 숨져 사스 사망자 수가 25명에 달했다. 싱가포르에서는 50세 남자가 추가로 숨져 사망자가 9명으로 늘어났다.

아프리카와 스페인에서도 첫 사스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홍콩을 방문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자와 최근 중국을 방문하고 스페인으로 돌아온 기업인(31)이 사스 유사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사스 환자가 11명 추가로 확인돼 감염자 수가 1천279명을 넘어섰다.

중국 보건당국은 산시성에서 8명, 광둥성에서 2명, 광시 장족자치구에서 1명이 추가로 감염됐다고 밝혔다.

호주(6명)와 프랑스(2명)에서도 사스 의심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사스 의심 환자가 7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홍콩에서는 9일에도 카우룽지역 응아우타우콕 아파트 주민 30명이 사스에 집단 감염디 것으로 나타나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고 있다.

홍콩 위생서는 9일 "응아우타우콕 8개동에 사는 아파트 주민 30명이 지난달 말부터 사스에 감염됐다"면서 "이 단지에는 모두 1만여명이 살고 있으며 대부분이 노인들"이라고 밝혔다.

사스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응아우타우콕 아파트주민들 상당수는 8일 밤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노부모들을 등에 업고 긴급 대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아모이가든 집단감염사건 후 이 아파트 젊은이들이 응아우타우콕의 부모님 집들에 대피해 왔다"면서 "이들이 사스를 옮겨왔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쿤통 구의회의 찬콕와 의원은 "1만여명이 살고 있는 응아우타우콕에서 환자가 급증하면 제2의 아모이가든 사건이 터질 것이며 정부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렁팍인 위생서 부서장은 "이 정도의 감염 규모라면 심각한 사태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모이가든 E동처럼 1개동에서 집중 발생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모이가든 북쪽 도로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민간 아파트 리치맨션에서도 사스 환자 10명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사스가 주변 지역으로 이미 확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천윈성 툰문구 구의회 의원도 "툰문지역 일대 15개 아파트단지에서 사스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다"면서 "이제 공공아파트에서 고급 아파트단지로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샤틴에 있는 시티원 아파트단지 관리회사는 아파트 로비에 부착한 경고문에서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시티원 아파트 45동과 19동, 49동에서 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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