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품앗이 옛말 남자 품삯 7만원선 '일손돕기'지원 기대
어린아이 손이라도 빌려야 한다는 영농철. 농촌 곳곳에서 일손이 모자라 쩔쩔매고 있다.
삯일꾼을 제때 찾기 힘들 뿐더러 어렵사리 구해도 치솟는 인건비 부담 때문에 소득없는 농사가 되기 십상이어서 이래저래 힙겹다.
안동시 풍천면 구담1리 김종남(47)씨는 7천평의 비닐하우스에 심은 수박 수정기를 맞아 걱정이 태산이다.
2∼5일 이내에 인공수분을 마치려면 20여명의 인부가 필요하지만 도무지 사람 구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마을안에 수소문을 해봤지만 나서줄 사람은 70세가 넘은 노인 몇명 뿐. 다급한 나머지 안동시내 일용인부 인력시장을 찾았으나 대부분 일당이 적다거나 농사일을 모른다며 손사래를 쳐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품앗이도 했지만 마을 주민들이 워낙 많이 도시로 떠난 데다 고령화돼 자기집 일 하기도 급급하고, 설사 손바꿈(품앗이)을 한다해도 최저 일당 3만원에 점심과 참.술.담배까지 제공해야 된다.
안동시 길안면 천지리 이성호(55)씨는 지난 겨울 모두 끝냈어야 할 사과나무 전지작업을 아직도 하고 있다.
지난해 수해를 입어 인부를 살 여력도 없고 사람도 구하지 못한 것이다.
2천평이 넘는 과수원 전지작업을 아내와 단 둘이서 한다는 이씨는 "힘든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제때 나무를 관리하지 못해 올 농사를 망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권영본(65.안동시 와룡면 가구1리)씨는 "몇년째 이맘때가 되면 시내 아파트 노인회 등에서 소일거리를 찾는 노인들을 승합차로 실어와 밭일을 시키는데 일이 서툴러 돈이드는 만큼 재미를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가의 일손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인건비도 껑충 뛰었다.
과수원 묘목 이식작업때 남자 인부임은 지난해보다 2만원이 오른 7만원 선. 일반 허드렛일도 최저 3만5천원 선으로 1만원이 올랐다.
인력시장에서도 간혹 사람을 구할 수 있지만 임금이 높은 공사장 웃돈 주고 데려가는 형태여서 여간 부담이 되는게 아니다.
지명조(66.안동시 와룡면 가구2리)씨는 "시내에서 사람을 구하면 인건비는 달라는 대로 줘야하지만 작업효과는 떨어져 정말 품값도 안나오는 농사를 짓게 된다"며 혀를 찼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가들은 안동시청 농촌일손돕기 알선창구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매년 농번기 때마다 각종 단체봉사회나 공무원.군인 등이 틈틈이 무료로 인력지원을 해주기 때문이다.
안동시 일직면 귀미2리 김재윤(63)이장은 "몇년째 양파와 마늘 수확기때 시청에서 무료로 인력지원을 알선해줘 숨통을 트고 있다" 며 "염치없지만 올해도 사람을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동시 강구섭 농정과장은 "농가의 인력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각하다"며 "다음주 부터 농가 인력지원 알선창구를 가동해 못자리 설치와 고추이식을 돕고 면별 인력 수요상황을 파악, 지원단체를 연결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 정경구.마경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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