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장 자살사건 파문 확산

입력 2003-04-08 11:44:09

충남 예산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 교장 자살사건과 관련, 전교조를 비난하는 교원.학부모단체의 성명이 잇따르고 교원들 사이에 분열상까지 불거지면서 교단 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건과 연관된 전교조는 비교적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는 반면 한국교총, 교장단협의회, 학부모단체 등은 적극적으로 전교조를 비판하며 잇따라 성명, 논평 등을 발표하고 있는 것.

한국교총은 7일 "월권행위로 이번 사건을 초래한 전교조는 자숙하고 사죄하라"고 요구하면서 관계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해당자의 엄중한 문책을 촉구했다. 학교사랑실천연대는 "전교조가 일방적인 잣대로 사건을 해석, 판단해 서면사과를 요구하며 협박한 것은 비교육적 행위"라며 "정부는 이번 사안에 문제가 없었는지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교조와 각 지역 지부 인터넷 게시판에는 전교조에 대한 비판과 개혁 요구 글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감정적인 비방까지 오가고 있다.

전교조는 이날 '서승목 교장의 불행한 죽음을 애도합니다'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교육현장에 만연한 잘못된 관행과 그로 인한 대립의 결과인데 전교조의 강압과 교사의 과도한 대응으로 원인을 몰아가는 것은 진실 호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교무실 안에서도 이번 일을 그동안의 공격과 방어 관계를 뒤집는 계기로 보는 시각이 있다"면서 "자칫 교사, 교원단체간 공방과 세력 다툼으로 비화된다면 학생들에게 미칠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덕홍 교육 부총리는 7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교육현장의 갈등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해 교육청, 교직단체, 교원, 학부모,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교육현장안정화추진단'을 만들어 상호신뢰와 협조의 장으로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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