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고객우선주의

입력 2003-04-08 09:20:59

며칠 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샀다.

그 쇼핑몰에서는 모택배회사를 통해서 물건을 배달해 주었다.

어제 물건이 도착하는 날이었는데 오후 3~5시 사이에 온다고 미리 연락이 왔었다.

하지만 물건을 받을 내가 연락을 받은 것도 아니었고, 택배회사는 다른 사람에게 그 시간에 물건이 가니까 집에 있으라고 얘기 전하라고만 했었다.

당연히 오후 3~5시 사이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장에 나가거나 학교에 가는 시간이다.

집에 가만히 앉아서 택배만을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은가. 4시쯤되어 택배 배달자의 전화를 받았는데 너무나도 퉁명스럽게 미리 전화까지 줬는데도 집에 왜 없냐면서 불평했다.

그 시간 외 다른 시간에는 절대 배달해줄 수가 없다면서 어떻게 할거냐고 다그치는 것이었다.

타 택배회사에서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 밤늦게라도 배달해주었다고, 조금만 늦게 와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런데 그 배달자는 그렇게는 못하겠다면서 직접 찾으러 오라면서 전화번호와 위치를 대충 가르쳐 주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말로만 고객이 편한 시간에 원하는 곳으로 배달해준다고 하고 실제로는 택배회사들이 들르는 시간이 아니면 나몰라라 하는 식이었다.

고객이 택배회사까지 직접 찾으러 가는 게 무슨 택배인가. 요즘 인터넷 쇼핑몰의 증가로 택배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데, 말로만 친절과 봉사를 외치는 택배회사는 고객의 중요성을 아직도 지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황유리(인터넷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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