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총리, 대구지부 교사와 대화

입력 2003-04-07 11:14:23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식목일인 5일 오후 시내 한 커피숍에서 전교조 대구지부 집행부 교사들과 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윤 부총리가 대구대 총장 재직시 시민운동 영역에서 인연을 쌓아온 사람들로 이날 자리는 학교 현장교육의 상황과 문제점, 개선방향 등을 전해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윤 부총리는 "교육부 장관의 성공이나 실패는 개인의 성공 여부를 떠나 우리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므로 주위에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평가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관료체제에서는 인사가 매우 중요한데 앞으로 몇 번은 인사를 할 수 있어야 개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로 바꿔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대통령이 충분한 시간을 준다면 조금씩 준비하고 차근차근 국민들의 공감대를 넓혀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했다.

교육부내 관료의식과 관련해서는 "생각보다 훨씬 초기 적응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윤 부총리는 "대구에서는 관료들이라도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 진심이 통했는데 중앙 관료들은 그동안 장관들이 단명한 데다 정치적인 영향에 많이 노출돼 있어 대화가 쉽지 않더라"고 했다.

특히 언론과의 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 중앙지들은 아예 정권 자체에 반감을 갖고 접근하니까 상대하기가 조심스런 상황"이라면서도 "여타 많은 기자들에게 우리 교육의 난제를 풀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도와달라고 부탁했더니 긍정적으로 반응해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전교조에 대해서는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현장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므로 보다 적극적으로 도와달라"면서 "특히 학부모들이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쪽으로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전교조가 열심히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너무 일방적인 주장만 하면 다른 부분을 잃기 쉽다"며 "특히 전교조의 우산 아래 있는 모든 교사들을 보호하려다 본래의 목적과 취지를 지키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달라"고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 교육개방 등 현안에 대해서는 "사실은 지난 정권의 과제를 떠안은 것이라 손대기가 쉽지 않다"며 "교육 논리로만 풀 수 없는 문제가 많으므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업무도 어느 정도 파악됐고 교육부 인사도 곧 단행할 것이며 교육혁신위 구성 등 개혁 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므로 믿고 도와달라"고 했다.

자리에 참석했던 교사들은 "윤 부총리가 부임 한달을 맞으면서 교육부 관료 체제에 적응해가며 자신감도 갖는 것 같다"면서 "조만간 자신의 페이스대로 정책들을 이끌어갈 것 같은 기대가 생겼다"고 느낌을 말했다.

그들은 "지금의 태도로 봐서 부임 초기에 다소 섣부른 개혁방안을 이야기하며 언론의 질타를 받은 것은 지금 아니면 말도 꺼내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어느 정도 의도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대구대 총장재직 시절 무리하지 않고 개혁을 추진했던 그의 스타일로 미뤄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가시적인 개혁 성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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