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 유해 9구가 4일 오전 월배차량기지에서 유가족들에게 인도됐다. 참사 이후 세번째 인도.
유가족들은 오전 9시30분부터 서약서 작성 등 행정 절차를 거친 뒤 유해를 염하고 수의를 입히는 입관 절차에 들어가 오후 1시 이후까지 인도 작업이 계속됐다. 이날 유류품 45점도 유가족들에게 전달됐다.
이날 유해가 인도된 사망자는 서울대에 합격한 뒤 유명을 달리한 고 이현진(19.대구 대명동)양, 조손 사이인 최금자(61.여.대구 효목동)씨 및 지정윤(13)양, 김다인(15.여.대구 율하동)양, 박종율(32.경북 하양)씨, 신명희(40.여.대구 율하동) 이순옥(51.여.대구 신기동) 최부식(73.대구 율암동) 고은정(28.여.대구 용계동)씨 등이다.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유해를 인도 받은 유가족들은 관을 붙잡고 오열했으며 영결식을 가질 병원이나 화장장으로 떠났다.
맨 먼저 시신을 인도 받은 현진양의 아버지 이달식(47)씨는 "이제야 현진이가 돌아오는구나" 하며 관을 잡고 통곡했다. 현진양은 대학 입학을 앞두고 음악학원에 간다며 집을 나섰다가 45일만에 주검으로 부모를 만났다. 부모들은 대구의료원에서 2일장을 치른 후 경북 청송 선산에 안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어머니 최금자씨와 둘째 딸 정윤양을 한꺼번에 잃은 지준경(43)씨는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라"며 울었다. 할머니와 손녀는 사고 당일 거제도로 가기 위해 아양역에서 성당못역으로 가던 길이었고 정윤양은 거제도에서 전학온 지 2주만에 변을 당했다. 두 사람의 유해는 경북대병원에서 3일장을 치른후 화장해 영천의 한 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이다.
고교 입학을 앞두고 시내에서 중학교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다 사고를 당했다는 김다인양의 아버지 성현(49)씨는 "딸의 시신을 확인하고 나니 더 견디기 힘들다"며 눈물을 감추려 애썼다. 다인양의 유해는 경북대병원 영안실에서 3일장을 치른 뒤 칠곡 시립공원묘지에 안장된다.
고 박종률씨의 유해를 인수한 형수 김혜정(42)씨는 "정 많고 마음씨 착한 시동생에게 두달 전 직장을 구해 줘 가기 싫다는데도 억지로 떠민 것이 너무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명덕네거리의 한 빌딩 관리인으로 취업했던 박씨는 출근길에 변을 당했고, 화장 후 4일 곧바로 시립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이다.
신명희씨의 남편 최진달(42)씨는 "6년만에 낳은 큰아들(13)은 엄마의 죽음을 의연히 받아들이고 있지만 늦둥이 막내(3)에겐 어떻게 엄마의 죽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최씨는 "전기가 나갔어, 무서워 죽겠어"라는 아내의 마지막 전화가 귓가에 맴돈다고 했다. 신씨의 유해는 경북대병원에서 3일장을 치르고 화장을 거쳐 시립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이다.
딸 고은정씨를 잃은 아버지 고석영(69)씨는 "딸을 먼저 떠나보내 죄스럽기 그지없다"고 울먹였고, 어머니 이순옥씨의 딸 서정은(24)씨는 "어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더 죄스럽다"고 했다. 아버지 최부식(73)씨를 떠나 보낸 최태영(36.대구 율암동)씨는 홀로 남게된 어머니도 걱정스럽다고 안타까와 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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