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인선 개입"

입력 2003-04-02 12:51:26

노무현 대통령이 2일 국회 국정연설에서 KBS사장 인선과정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사장을 공개적으로 재선임하는 절차에 나서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청와대는 KBS사장 인선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전 한 조간신문에서 서 사장이 지명관 KBS 이사장을 만나 "노 대통령이 방송쪽을 맡아달라고 말했다"며 노 대통령이 KBS사장인선에 직접 개입한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 말미에 "끝으로 원고에는 없지만 한마디 하겠다"며 KBS사장인선과 관련한 전말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노 대통령은 "박권상 전 사장의 사의 이후 공정한 인사가 KBS사장이 되도록 참모들에게 찾아보라고 지시했고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는 서동구 사장에게도 좋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했고 이에 서 사장이 여러사람을 추천해왔으나 각기 자기 할 일이 있는 사람이어서 서 사장에게 당신이 해보시지요라고 권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서 사장에 대해 "간접적으로 이사회에 (서 사장을)추천해보라고 했다"며 이사회의 사장 후보 추천과정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그 후 노조에서 이의가 있다고 했고 시민단체도 가세할 움직임을 보여 노조의 뜻을 존중해달라며 다시 이사회에 전달했지만 이사회가 노조를 존중할 의향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이사회는 저의 두 번째 뜻은 거부한 것"이라며 곤혹스런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개입은 압력을 행사하는 것인데 실제로 이사회는 저의 부탁을 들어주지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동안 KBS노조와 한국기자협회,PD협회 등 언론단체들은 노 대통령의 후보시절 언론고문 출신이자 노 대통령의 측근인 이모씨의 인척인 서 사장을 임명하는 것은 방송장악음모라며 서사장임명에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그러나 노 대통령과 청와대는 그동안 이사회추천 과정 등 사장 선임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가 노 대통령이 개입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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