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계 괴질피해 우려

입력 2003-04-02 11:59:15

미-이라크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 경제계가 중국 광둥(廣東)지역과 홍콩에서 시작된 '괴질'로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광둥은 지역 제조업체들의 주요 수출 지역이자 중국 내륙으로 통하는 유통 관문으로 당장의 직접적 피해는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해외 주재원들의 잇따른 귀국과 업무 중단으로 계약 연기, 수출 지연 등이 우려되고 있다.

삼성, 포스코, LG 등이 광둥을 비롯해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출장 중인 임직원을 조기 귀국토록 하고 있고, 감염 위험이 큰 중국과 동남아 지역 출장을 당분간 전면 금지하기로 하면서 이 지역 무역이 상당 부분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

괴질이 인근 상해, 마카오 등지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 전시회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열릴 예정이었던 상해 국제피혁박람회가 잠정 연기됐고, 한국섬유산업연회 주최로 이달말 개최되는 상해 패션대전도 괴질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바이어들의 참가 취소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 섬유업체 관계자는 "상해 패션대전만 해도 구매력 있는 바이어들을 현지에서 직접 국내업체들에게 연결해 주는 첫 국제전시회로 지역에서도 10여개 업체가 참가하는 대규모 대회"라며 "각종 국제 전시회가 잇따라 연기될 경우 해외 마케팅 및 제품 홍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대구.경북 견직물조합 장원규 기획조사부장은 "북핵문제, 미-이라크 전쟁 등 국내외적 악재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라 지역 경제계의 걱정이 더욱 크다"며 "바이어들간 직거래 대신 전화.팩스 등을 통한 무역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 전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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