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데 나이가 상관있나요

입력 2003-04-02 09:21:07

"왼쪽 오른쪽, 좌우로 돌리고…" 춤을 추는 할아버지의 몸놀림이 나이답지않게 한껏 신명 나 있다.

거창군 거창읍 사회복지회관에서 댄스 스포츠를 배우는 이현봉(69.가조면 수월리). 신두성(68.가조면 병산리) 할아버지는 요즘 춤추는 재미에 푹 빠져 세월가는 줄도 모르고 지낸다.

처음에는 딸 또래의 여성들 틈속에서 춤을 배운다는게 어색하고 부끄럽기도 했으나 댄스를 하다보니 오랫동안 고생해 온 신경통 등 잔병도 사라져 이제는 20km가 넘는 먼 읍내까지 매주 두번씩 버스를 타고 와서 배우고 있다.

이현봉 할아버지는 지난해 3월 가조면에서 스포츠 댄스를 처음 개강했을 때 동네 아줌마의 권유로 시작했다.

당시는 부끄러워 몰래 배우러 다녔지만 지금은 며느리가 유니폼과 신발을 사주는 등 가족들이 더 적극적이라며 싱글벙글이다.

또 친구의 권유로 춤을 배우게 됐다는 신두성 할아버지도 처음엔 남들 보기에 민망스러웠지만 한달쯤 지나고 보니 쑥스러움도 없어지고 몸도 유연해지는 등 건강에도 좋아 계속하고 있다.

이현봉 할아버지는 "여가선용을 술이나 화투놀이로 보내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며 "댄스를 해보니 건강도 좋아지고 재미도 있어 다시 읍내까지 배우러 나오게 됐고, 지금은 남들에게 배우라며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댄스교사 임정숙(51)씨는 "여성들만 있는 것보다 훨씬 회원간 화합도 잘 된다"며 "할아버지들이 너무 열성적이라 놀랍다"고 말했다.

거창.조기원기자 cho1954@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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