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은 정성이죠

입력 2003-04-02 09:21:07

경남 창녕군 화왕산 기슭에 자리잡은 화왕산식품의 권춘석(55).박분수(49) 부부는 지난 93년 객지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정착하면서 장 담그기를 시작했다.

70년대 아마추어 복싱선수로 명성을 날리기도 했던 권씨는 "사각의 링에서의 불굴의 정신만 있다면 무엇이든 못할까 하는 신념 하나로 시작했다"며 "무방부제.무화학.무색소의 3무 원칙을 지켜 이젠 자리를 잡았다"고 말한다.

처음 전통 장류식품에 관심을 가진 것은 어머니 박말순(83)씨가 운영하는 식당(경남관)의 장맛이 유달리 뛰어나다는 명성을 얻고부터. 그 장맛의 비결을 며느리 박분수씨에게 전수한 것이 전통 장류식품을 하게 된 동기다.

부인 박씨는 "시어머니가 전수한 것을 비결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거창하고 그저 좋은 물에 좋은 국산콩을 재료로 쓰고 정성을 다한 것"이라며 "무엇보다 경남대 식품공학과 황용일 교수님이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화왕산식품은 생산된 제품재료가 순국산이고, 토속적인 방법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 지하 200m에서 끌어올린 천연암반수로 소금물을 만들고 국산 콩으로 만든 메주를 6개월이상 옹기독에서 자연 숙성시킨다.

고추장은 양파를 31% 첨가시켜 품질을 높이고, 우리밀.찹쌀.콩 등 국산재료만 사용해 장기간 자연숙성시킨 명품 고추장이라는 것.

또 이곳에서 만드는 청국장은 이학박사 이한창 저서와 일본의 농학박사 하라도시 저서 등을 통해 청국장의 신비가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이곳 청국장은 청국장특유의 냄새를 없앤 100% 순수 분말 청국장이다.

청국장을 소개하는 각종 저서에 따르면 장내의 유익한 균을 돕고 숙취예방, 남성능력 발휘, 성인병 및 골다공증 예방, 고혈압 등에 아주 좋은 것으로 서술돼 있다는 것.

특히 화왕산식품이 위치한 곳은 앞뜰엔 냇가가 있고 뒤뜰엔 산으로 둘러싸여 양질의 곰팡이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오늘이 있기까지 묵묵히 내조한 아내의 공이 크다"며 활짝 웃는 권씨의 얼굴에서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창녕.조기환기자 choki21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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