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수사와 관련, 대구지하철참사 수사본부는 31일 방화 피의자 김모(56)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현장검증을 통해 사건 당시의 범행 전모를 재구성해 보았다.
김씨는 지난 2월 18일 오전 내당4동 자신의 집을 나와 송현역 근처 주유소에 들러 집에서 갖고 나온 4ℓ짜리 부동액통 한 통에 휘발유 7천원어치를 사 담았다.
김씨는 이후 200여m 떨어진 지하철 송현역에서 안심행 1079호 전동차에 탑승했다.
현장 검증 결과 김씨는 전동차 기관사실이 붙어 있는 1호차 네번째 문을 통해 우측자리에 앉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최초 발화지점에 대해서는 1호차인지, 2호차인지 논란이 있었다.
전동차가 중앙로역에 도착하면서 문이 열리기 직전 다른 승객들이 내릴 채비를 하고 있는 사이 김씨는 부동액통 뚜껑을 열고 라이터로 두 번 불켜기를 시도하다 주위사람이 만류하자 곧바로 통에 불을 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불이 붙은 통을 김씨는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결국 이날 현장검증 결과 지하철의 불은 좌석이 아닌 바닥에서 발화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전동차 밖으로 뛰쳐 나가는 승객들과 함께 김씨도 왼쪽 다리와 팔에 불이 붙은 상태로 문 밖으로 나온 뒤 쓰러졌다.
이를 본 3명의 승객이 상의를 벗어서 김씨 몸에 붙은 불을 끈 뒤 그를 부축해 중앙로역 지하2층 개찰구까지 끌고 나왔다.
지하2층에서 쓰러진 김씨는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돼 조광병원에 이송됐다.
한편 31일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된 현장검증은 김씨가 휘발유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불을 지르기까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됐다.
이날 언론에 공개된 김씨는 검은색 체육복 하의와 주황색 점퍼를 입었고 검은 고무신을 신은 채였으며, 왼쪽 발목에는 방화 후 탈출 과정에서 입은 화상 흔적을 붕대로 감싸고 있었다.
김씨는 뇌졸중의 후유증인 듯 제대로 걷지 못해 줄곤 경찰의 부축을 받았으며 휠체어로 이동했고 경찰의 질문엔 어눌하게 짧게 대답하곤 묵묵부답으로 현장검증에 임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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