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으면 눈물 한 방울 흘리잖고
먼 산이나 하염없이, 하염없이 바라볼
마침내 말없을 그대
영영 말 잃을 그대
천지에 환한 봄일 적에 나 죽으리천년을 읊은 그 봄날 나 죽으리
그날에
나 죽은 그날에
영영 말 잃을 그대
이정환 '별사(別詞)'
고려가요에서 김소월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시는 주로 이별을 당하는 쪽 즉 피해자의 입장에서 많이 노래해 왔다.
그런데 이 시조는 이별을 주는 쪽 즉 능동자가 주체가 되어 노래하고 있다.
그것도 천지가 환한 봄날 나 떠나면 영영 말 잃을 그대라는 몸서리치도록 황홀한 믿음의 정한으로 읊고 있다.
평시조의 틀을 지니면서 자유시가 주는 행간의 의미와 호흡도 적절히 살리고 있다.
권기호(시인.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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