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修能, 동점자 처리 혼란 우려된다

입력 2003-04-01 12:10:02

2004학년도 수능시험에 문항 배점이 모두 정수로 바뀜에 따라 반올림(소수점) 논란은 사라지게 됐으나 난이도 조절과 동점자 처리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오는 11월 5일 치러질 2004학년도 수능은 이 때문에 출제 당국의 적절한 난이도 조절과 대학 당국의 설득력 있는 동점자 처리 기준 마련이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의 영역별 난이도를 최근 2, 3년간 시험 결과를 고려해 적정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론적인 입장만 보여 아직은 난이도 조절이 불투명한 상황이나 최근 2년간보다 쉽지 않은 출제를 시사해 수험생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지난해 못지 않게 높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예년처럼 이번에도 만약 난이도 조절에 실패할 경우 대학마다 동점자 처리 문제로 엄청난 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폭이 가장 두터운 중위권 수험생들이 진로를 선택하는데 대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평가원은 일선 교육현장과 출제위원 간의 원활한 의견 교환 과정을 충분히 거침으로써 사전에 문제가 될 요소들을 철저히 체크한 뒤 적정 수준의 난이도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더구나 2004학년도 수능에는 문항간 점수 폭이 커져 난이도 조절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언어 영역의 배점이 2003학년도에는 1.8, 2, 2.2점으로 문항별 배점 차이가 최대 0.4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4학년도엔 1, 2, 3점으로 바뀌게 되므로 문항별 배점 차가 2점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 때문에 큰 문항이 어렵게 출제되면 상위권과 중위권 수험생 사이의 격차가 더욱 커지는 반면 쉽게 출제하면 변별력을 잃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심층면접이나 논술 등 대학별 고사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그 공정성 확보도 문제다.

교육 당국은 2004학년도 수능시험도 난이도 실패, 변별력 상실, 진학 지도 혼선 등 그간의 문제점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정비와 보완에 온힘을 쏟고, 대학들도 합리적인 동점자 처리 기준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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