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수능 출제방향

입력 2003-03-31 13:05:57

올해 11월5일 치러지는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시험영역과 출제 범위, 시험시간, 성적표시방법 등에서 지난해와 거의 동일하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소수점 단위 배점을 없앤 것. 수험생들로서는 불합리한 반올림 제도 때문에 골치를 썩일 필요가 없게 됐지만 동점자가 많아지는 만큼 한 문항 한 문항을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점 방법=언어영역의 경우 작년에는 1.8점짜리와 2.2점짜리 문항이 각각 5개였고 2점짜리 문항이 50개였다.

올해는 1점짜리와 3점짜리가 각각 5개이고 2점짜리는 그대로 50개이다.

3점짜리 문항이 5개나 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언어영역은 가뜩이나 수험생들 사이에 점수차가 큰 영역이다.

3점짜리 한두 문항을 실수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므로 수험생들로서는 언어영역 대비에 더욱 신경쓸 수밖에 없게 됐다.

사회.과학탐구와 외국어 영역에서도 1.5점짜리 문항이 없어진 대신 2점짜리 문항이 다소 늘어난다.

언어영역에 비해 영향력은 적지만 비슷한 실력의 수험생들로서는 한두 문항 실수로 인한 격차가 더욱 커지게 된 것이 분명하다.

소수점 배점이 없어지면 동점자 수가 그만큼 늘게 된다.

대학들로서는 동점자 처리기준을 시급히 조정할 필요가 커졌다.

▲출제 원칙=여러 교과가 관련된 소재를 활용하거나 한 교과 내의 여러 단원이 관련된 소재를 활용하는 통합교과적 문항이 출제된다.

간단히 외워 답할 수 있는 기억력 중심의 평가를 지양하고, 주어진 문제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추리.분석.탐구하는 사고능력 측정에 초점을 맞춘다.

영역별 난이도는 최근 2, 3년간의 시험결과를 고려해 적정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지만 수험생 수준, 모의평가 결과, 출제과정 등에서 상당한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 대비 난이도를 예상하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영역별 출제 원칙=언어영역은 교과서의 글도 지문으로 사용하지만 문학.인문.사회.과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통해 독서 체험의 폭과 깊이를 측정하는 문제에 무게가 쏠린다.

수리영역은 계산능력과 기본개념 이해능력, 추론능력 등을 고루 측정하며 주관식 문항 6개가 출제된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교과간 또는 단원간 통합문항이 다양하게 출제된다.

중학교 이하 과정에서 다룬 내용도 다뤄질 수 있다.

외국어영역은 교과 범위 내에서 영어 의사소통능력을 측정하도록 출제하며 독해 문제는 200개 안팎의 단어로 된 다소 긴 지문도 활용한다.

듣기 12개, 말하기 5개 문항이 출제된다.

▲표본채점과 모의평가=수능시험 후 성적 발표 때까지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고 대학 진학 준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작년에 이어 표본채점을 실시한다.

시험 다음날인 6일 영역별 예상 평균점수를 발표한다.

작년의 경우 표본채점 결과가 실제 결과와 비슷하게 나타났으므로 신뢰도는 높다.

평가원이 시행하는 수능 모의평가 일정도 결정됐다.

6월 11일과 9월2일. 올해 수험생은 작년보다 학력 수준이 더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모의평가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평가원은 이를 참작, 난이도와 문항의 타당성 등을 검토하므로 수험생들로서는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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