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배부른가

입력 2003-03-31 12: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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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사자가 나태해졌기 때문일까,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대구삼성 라이온즈가 신통잖은 모습을 보였다·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의미에 지나지 않지만 대구삼성은 전력의 짜임새가 완성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대구삼성의 2연패를 저지하려는 팀들은 날카롭고 만만찮은 면면을 드러냈다.

시범경기 7위에 그친 대구삼성은 팀 방어율 7위(4.92), 팀 타율 5위위(0.231)의 성적이 보여주듯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마운드에서 임창용(방어율 8.18)은 난타당했고 엘비라(방어율 4.50)는 제구력이 불안전했다.

대신 김진웅(방어율 3.00), 배영수(방어율 3.48)의 구위가 회복됐고 이정호(방어율 6.75)의 가능성이 확인됐다.

고졸 2년차인 안지만(방어율 1.98)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 팀에 보탬이 됐다.

타선에선 브리또(홈런 1위 4개. 타격 2위 0.441)와 임재철(타율 0.310)이 맹타를 휘둘렀을 뿐 공포감을 안겨주는 이승엽-마해영-양준혁의 중심 타자들은 화력을 과시하지 못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임창용과 엘비라, 이승엽, 마해영 등은 정규시즌 들어서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치상으로 나타나는 모습보다 짚어야할 약점들이 존재한다.

첫째, 마땅한 1번타자감이 없다는 것이다.

강동우가 시범경기 초반 톱타자로 나서 제 몫을 하는 듯 했으나 이후 침묵에 빠져들었고 임재철이 두각을 나타냈으나 그는 아직 주전으로 뛰어본 경험이 별로 없어 검증되지 않았다.

둘째, 양준혁의 활약 여부이다.

좌익수로 나서게 될 양준혁은 수비가 불안해 공격력으로 팀에 많이 기여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시즌 부진에 빠진 이후 예전 만큼 3할 타율을 기록할 수 있을지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처럼 중심타선에 끼지 못할 가능성도 큰 것이다.

그가 이승엽, 마해영과 함께 클린업 트리오로 나서지 못한다면 삼성의 화력은 다소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세째, 양준혁을 제외한 외야수들의 공격력이다.

강동우, 박한이, 김종훈은 발빠르고 수비가 뛰어나며 타격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지만 타율이 3할에 미치지 못한다.

외야수들은 3할 이상의 공격력을 지녀야 하는데도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백업요원인 임재철이 예전보다 나은 활약을 펼쳐주길 기대해야 하는 것이다.

포수 진갑용을 받쳐줄 현재윤, 이준민의 기량이 떨어지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대구삼성에 도전하는 팀들은 서울두산, 부산롯데 정도를 제외하고 전력이 강화된 모습이다.

수원현대는 마운드에 가세한 에이스 정민태의 구위가 살아나는 등 마운드가 두터워졌고 시범경기 선두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인천SK도 조진호, 제춘모, 송은범, 채병룡 등 이른바 '영 건좦들로 이뤄진 마운드의 높이가 높아졌다.

투·타의 짜임새가 좋은 광주기아도 박재홍과 진필중의 가세가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대전한화도 조규수, 박정진 등 투수들의 성장이 눈에 뜨이고 서울LG도 팀 분위기가 새롭게 변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공격력이 마운드에 비해 약하다는 약점도 갖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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