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신정부의 기자실 개방과 공무원 방문취재 금지 등 '언론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행정 기관내 '기자실 존폐 문제'가 민감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북도청 공무원직장협의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현 기자실은 도정을 언론의 자료 제공처로, 언론을 행정의 단순한 전달자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달말까지 기자실을 폐쇄하고 브리핑룸으로 전환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선 10일 대구지역 8개 구·군청 일반직 공무원들로 구성된 달구벌공무원직장협의회는 "기자실이 배타적 정보독점의 공간으로 변질되고 관변 기사 작성 창구로 전락하는 등 불합리한 점을 갖고 있다"며 구·군청내 기자실을 일방적으로 폐쇄했다.
이를 두고 언론계 안팎에서는 기존 폐쇄적인 취재 관행 개선에는 공감하지만 언론의 기본적인 공익성을 무시한 채 제도 개선을 위한 사전 대화 등 최소한의 노력없는 일방통행식 논리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경북 기자협회는 28일 성명을 내고 "직장협의회가 추진하는 기자실 폐쇄는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수준을 넘어 국민의 알권리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자실 개방과 취재 기회 균등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직장협의 '공고문'을 통한 일방적인 기자실 폐쇄는 초법적"이라며 "직협이 이런저런 이유로 기자의 접근을 봉쇄하려는 것은 국민의 감독과 견제에서 벗어나려는 자의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경북도가 지역 행정기관으로는 먼저 기자실의 프레스룸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경북도 우병윤 공보관은 "내달중 중앙지와 지방지 기자실을 통합해 브리핑 공간을 갖춘 프레스룸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인터넷 신문을 포함 전 언론에 대해 프레스룸 출입을 개방할 계획이지만 사이비성 언론에 대해서는 폐해를 우려해 출입을 제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구시는 "현 기자실 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이며 행자부로부터 지침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히는 등 행정 기관별로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기자실 존폐'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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