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바그다드 진입 앞두고 병력증강

입력 2003-03-28 10:29:57

이라크 국방 "5~10일 내 바그다드 포위" 예견

이라크 전쟁이 개전초 예상과 달리 장기전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은 병력을 증원 배치하고 있다.

미.영연합군은 당초 바그다드 조기진입을 계획했으나 이라크군의 강력한 저항과 거센 모래폭풍을 만나 바그다드 진격을 못하고 있다. 연합군은 그러나 앞으로 3일간 날씨가 좋아져 모래폭풍이 잠잠해질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전쟁을 지휘중인 중부군사령부의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3일간 날씨가 매우 좋을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모래폭풍이 잠잠해지면 공세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모래폭풍이 걷혀 맑은 날씨가 이어진 이날 미 제3보병 사단 소속으로 보이는 아파치 헬기 약20대와 비슷한 숫자의 블랙 호크 헬기가 약 100분간 북쪽으로 날아갔으며, 수송기들이 수십대의 장갑차와 탱크들을 실어 나르는 모습도 관측됐다.

이라크 정부도 앞으로 5~10일 이내에 바그다드를 포위할 수 있을 것이나 수개월 동안 무자비한 시가전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술탄 하심 이라크 국방장관은 27일 "연합군은 결국 바그다드에 들어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바그다드 방어태세를 갖추었다. 그들이 5~10일 이내에 바그다드를 포위한다고 해도 놀랄일은 아니다"고 전망했다.

한편, 카타르 도하 소재 연합군 사령부의 영국군 대변인은 이날 영국군 기계화부대가 남부 바스라에서 옛소련제 T-55탱크들과 조우, 선제 공격을 받았으나 적 탱그 14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 육군 제173 공수여단 병력 1천여명이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지역에 투입됐고 이라크의 심장부를 직접 진격해 들어갈 최정예 미군 제101공중강습사단 병력도 이날 정오께 이라크 국경 안으로 진입,북진을 계속하고 있다.

미 해병대도 이라크 중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 지역에서 이라크군을 격퇴하고 바그다드를 향한 진격을 계속했다.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이라크 남부지역에서 이라크 정예 공화국수비대 등 이라크군의 거센 저항에 직면한 미군이 이라크 전선에 3만명의 병력을 증원 배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이밖에 수천명의 공수부대가 이라크 북부지역의 주요 공항을 장악하기 위해 투입됐다고 전하고 이는 미군이 북부전선에서도 전투를 벌일 것이라는 첫째 징후라고 전했다.

미국의 가장 현대화된 부대 중 하나인 제4보병사단 병력 1만6천명이 쿠웨이트로 이동중이며 이 병력은 곧 이라크 전선에서 1만4천명에 달하는 제3기계화보병사단 병력과 합류할 예정이며 보병부대와 함께 탱크 200대 등의 군사장비도 추가 투입된다.

실제로 미 육군 제173공수여단 병력 1천명이 이날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지역에 투입돼 공항을 장악하는 등 북부전선 형성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으며, 당초 터키를 통해 이라크 북부로 진격, 북부전선을 열 계획이었던 미 육군 제4보병사단 소속 병력 1만2천명도 미 텍사스 포트 후드를 떠나 전선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날 영국군은 남부 바스라 외곽에서 이라크군과 전투를 벌여 이라크군 차량 20대와 옛소련제 T-55 탱크 14대를 파괴했다. 연합군은 또 이라크 북부 칼라크 인근의 이라크 진지를 공습했다.

한편, 우미드 메드하트 무바라크 이라크 보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개전 이후 일주일간 이라크인 350명이 사망하고 약 4천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무바라크 장관은 특히 전날인 26일 연합군의 바그다드 공습으로 36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미군은 지난 이틀간 500명이 넘는 이라크군과 민병대를 사살했으며 이라크군 포로는 3천500명이 넘는다고 발표했다.

연합군측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27일 현재 AP 통신이 집계한 인명피해 상황에 따르면 미군 26명, 영국군 22명이 사망하고 미군 8명이 실종됐으며 이라크군에 사로잡힌 미군 포로는 7명이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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