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영상시대의 종이문화

입력 2003-03-28 09: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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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와 컴퓨터는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다.

사람은 자신이 쌓아 온 지식과 정보를 문자를 통해 종이 위에 저장하여 다음 세대까지 전달해 왔다.

종이가 발명되기 전에는 석판이나 짐승의 뼈, 나뭇잎, 점토판 등을 문자 저장도구로 사용하였지만 번거로움과 불편이 따랐다.

원래 종이(paper)는 파피루스(papyrus)라는 이집트 지역에서 자라나는 다년생 식물에서 기원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디지털 시대에 종이는 사라질 것이라고 예언했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 예언이 빗나가고 있다.

아니, 오히려 종이수요가 더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컴퓨터보급의 확산과 더불어 정보를 컴퓨터로 볼수도 있지만 정보를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보관 할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종이라는 것이다.

종이문서를 봐야지 신뢰와 안심이 된다는 것이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영상이미지는 사람들의 사고 패턴까지 과거 이성중심에서 감성중심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래서 문자로만 된 글자매체는 우리들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종이로 만든 신문 잡지 책은 여전히 우리곁에 남아있다.

그렇다면 종이의 어떤 좋은 점이 있을까 살펴보자.

첫째는 컴퓨터 정보는 얼마든지 수정과 가공, 첨삭이 가능하여 최초 정보를 잃게 되지만 종이는 최초 정보를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종이는 휴대하기 편하다.

어떤 장소에서도 읽을 수 있다.

세번째는 종이는 기본정보에다가 보충정보를 써 넣기도 하고 밑줄을 쳐서 기억을 선명하게 하기도 한다.

네째는 종이 위에 쓴 글은 여러번 반복하여 수정하더라도 일련의 사고의 과정을 추적할 수 있지만 컴퓨터상에는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종이는 뛰어난 가소성을 갖고 있다.

즉, 종이를 접거나 꼬깃꼬깃 구겨도 정보를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

정보화시대에 종이는 불필요하고 귀찮은 존재가 아니다.

종이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징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컴퓨터 정보는 순간적이지만 종이로 출력한 정보는 오래동안 내 곁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대구과학대학 교수. 멀티미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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