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수보다 훨씬 깨끗 지하수도 식수 사용을

입력 2003-03-28 09:21:52

지하수를 식수로 이용할 수 있을까?

대부분 도시민들은 지하수를 사용하는 대중목욕탕 등 몇몇 경우 외엔 지하수를 접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식수 이용은 왠지 꺼림칙하게 여겨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지하수는 오염됐다는 막연한 생각 때문.

실제 지하수는 상수도 보급률이 낮은 농촌이나 어촌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먹는물로 이용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농촌지역에서도 상당량 농업용수로 사용된다.

도시에서도 주로 화장실용이나 식당의 허드렛물, 대중목욕탕의 용수, 공업용수 등으로 이용될 뿐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하수는 어떤 수자원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양질의 자원이라고 강조한다.

지하수는 빗물이 지표의 토양층과 지하 심부의 암반층의 공극을 통해 유입되면서 만들어지는데 다양한 크기의 공극을 통과하면서 여과는 물론 살균작용까지 이뤄진다는 것. 지표수에 비해 양도 풍부하고 가뭄에도 고갈되지 않는다.

또 기상변화 및 지표의 잠재적인 오염원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도 없다고 한다.

오히려 우리가 먹는 물로 사용하고 있는 상수 원수의 수질이 훨씬 불량하다고 한다.

낙동강 등 큰 강에 취수원을 둔 곳은 더욱 심하다.

한마디로 양질의 지하수를 방치해 놓고 취약한 지표수를 상수원수로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이진국 박사는 "지하수도 강물과 마찬가지로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 바다로 흘러가기 때문에 양질의 수자원을 낭비하는 셈"이라며 "아파트 단지 등에서 비상급수용으로 확보하고 있는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등 지하수 활용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아파트 등 상당수 공동주택에서 비상급수용으로 설치해 놓은 지하수 정호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방치돼 지하수 오염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간단한 여과 장치를 설치, 지하수를 활용하게 되면 양질의 식수 확보는 물론 정호를 안전하게 관리하게 돼 지하수 수질도 보전할 수 있다는 것.

한국지질자원연구소 성익환 박사는 "아파트, 공동주택이나 동네 등에 설치된 비상용 지하수 정호나 민방위공 등에 오염방지 시설을 갖추고 공동 관리하면 지하수 복원은 물론 양질의 식수를 확보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소규모 단위로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진국 박사는 "불량한 상수 원수를 식수로 이용하기 위해선 고도정수처리 등 많은 비용이 들어가게 되고 이는 모두 이용자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며 "고도정수처리된 물이라 해도 송수과정에서 많은 요인에 의해 오염될 수 있는 위험 부담도 안고 있는 만큼 주변에 있는 양질의 지하수를 적극 관리, 이용하는 게 최상"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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