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중저가 '대체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과 식당 등 업소에서는 쇠고기보다는 돼지고기를, 갈치나 도미보다는 고등어와 삼치를, 통배추보다는 열무와 얼갈이(겉절이용 배추)를 선호하는 경향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소매점을 중심으로 기능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대체상품의 매출이 늘고 있다.
홈플러스 대구 3개점, E마트 대구 4개점 등에 따르면 3월 돼지고기 하루 판매액은 지난달보다 평균 10~20% 증가했다.
반면 한우 판매액은 지난달보다 하루 평균 4.5% 가량 감소했다.
수산물의 경우 비싼 갈치나 도미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삼치, 고등어, 자반고등어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갈치와 도미는 올 1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삼치와 고등어 등은 작년 동기보다 7~10% 정도 늘어났다.
배추 대신 열무 많이찾아
최근 한통에 2천900원선까지 오르자 배추 대신 열무와 얼갈이(1단 1천600∼1천900원)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어 이달 들어 열무와 얼갈이 하루 판매량은 지난 2월보다 업체별로 10~20% 이상 증가했다.
국내산 양파는 홈플러스 칠곡점의 경우 2.5kg 기준으로 8천~9천원선까지 가격이 오르자 국산가격의 3분의 1수준인 수입양파로 대체구매하는 고객이 세배 가까이 늘었다.
애호박도 수확량과 반입량이 크게 줄면서 한 박스에 3만5천원선까지 오르자 돼지호박과 애호박을 접종시킨 일미애호박이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다.
일미애호박은 애호박 가격의 60%수준인 상자당 2만원에 불과하지만 맛이나 품질 등에서 애호박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 불황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자사브랜드 상품도 불티
동일상품 내에서도 PB(자사브랜드)상품이나 리필상품 등 중·저가 상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E마트 4개점포에서 가장 잘 팔리는 우유 브랜드는 PB상품인 1ℓ짜리 이플러스 우유로 전체 우유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홈플러스 3개점에서도 PB상품인 홈플러스화장지(60m짜리 24롤, 6천290원)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 전체 화장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0%대에서 올해 30%대로 증가했다.
세제인 스파크 리필제품도 대부분의 대형소매점에서 매출이 30~50%까지 급증했다.
홍화룡 홈플러스 칠곡점 식품담당자는 "불경기가 지속되고 앞으로도 경기전망이 불투명하자 기능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대체상품의 매출이 늘고 있다"며 "이에 맞춰 중저가 대체상품을 대폭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