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기업 성공비결-(2)풍국면

입력 2003-03-27 10:02:39

"아이디어 하나가 제품의 수명을 좌우합니다".

70년간 국수 한가지를 생산하면서 외길을 걸어온 풍국면(대표이사 최익진) 직원들은 신제품 개발 및 품질 고급화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

1933년 대구시 중구 대신동에서 창립(창립자 신재순)한 풍국면은 72년 현재의 공장(대구시 북구 노원3가)으로 옮겨 79년 법인전환(대표이사 최정수)을 하게 된다.

70년대 이전까지 국수는 주식의 개념으로 판매시장을 유지하기가 비교적 쉬웠으나 라면이 출시되면서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처음엔 라면값이 국수보다 3배정도 비싸 별로 타격이 없었지만 소비자들이 늘면서 국수시장은 위기를 맞았다.

다른 국수업체들이 잇따라 도산할 때 풍국은 선진기술 도입과 품질 제고로 버틸 수 있었다.

또 다른 업체들이 2, 3등급 밀가루로 국수를 만들때 1등급을 사용해 최고급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후 편이성과 가격격차 축소로 라면과의 경쟁이 80년대 중반까지 계속되자 국수업체들은 한계에 부닥치게 된다.

당시 풍국은 종이 말이 대신 비닐포장지를 전국 최초로 사용(83년), 위생적인 국수로 다시 명성을 얻게 된다.

또 포장 자동화 설비 및 계량기 도입 등 시설 현대화를 서둘러 경쟁력을 한층 더 높였다.

89년 고급 밀가루를 사용해 색깔이 투명하고 면발이 쫄깃쫄깃한 '다복면'을 출시, 국수시장 사수에 나섰다.

94년 업계 최초로 우리밀 국수를 개발, 이미지 제고에도 성공했다.

국수 단일품목 소량 배달영업의 한계로 95년 국내 대기업에 OEM 방식으로 납품을 시작했으며 이듬해는 각종 할인점에 자사 브랜드로 거래를 시작했다.

우수한 품질,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조사와 폭넓은 유통망을 가진 할인점의 협력으로 매출이 신장하게 된다.

본거지 대구지역 중소기업으로서의 영업한계로 일반가게를 대상으로 한 매출비중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아직도 품질을 찾는 고객과 국수전문점의 주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편이다.

풍국면은 건조과정에서 '습기먹이기' 등 숙성기간이 길기때문에 타사 제품보다 삶을때 퍼지는 현상이 적은 게 장점이다.

또 고급 밀가루를 사용하기 때문에 깨끗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돋우게 된다.

오래전에 풍국의 '칼국수'는 보통명사화될 정도로 유명해졌으며 맛국수, 다복면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품질 고급화, 설비 첨단화, 신제품 개발로 변화를 계속하는한 '장수음식' 국수를 만드는 풍국면도 계속 장수할 것이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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