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크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섬유, 기계 등 지역 제조업체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전쟁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수출 계약 취소 및 무기한 상담 연기가 잇따르고 있고, 선박운임료 및 보험료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중동은 물론 미국, 유럽 등지의 수출 전선도 급랭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 2월에 수출 계약이 주로 이뤄지고 3월부터 본격적인 성수기가 형성되는 섬유업체 경우 세계 3위권인 중동 시장이 마비되면서 생사의 기로에 섰다. 폴리에스테르 직물을 중동지역으로 전량 수출하는 ㅅ통상 경우 지난 20일 미 이라크 공습으로 10만 야드, 1천만원 규모의 거래가 연속 3건 취소됐다. 전쟁위험에 부담을 느낀 현지 바이어가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은 것.
이 회사 해외 수출 담당은 "올해초부터 주문량이 절반으로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 이후 일주일간 단 한건의 수주도 없었다"며 "전쟁이 장기화되면 어떻게 회사를 꾸려가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중동지역 수출액이 전체 해외시장의 50%를 차지하는 ㄷ업체는 현지 바이어들과 5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전쟁 발발 이후 연락이 뚝 끊겼다고 했다. 또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임박하면서 중동지역 수출액이 50%이상 급감했고, 전쟁이후에는 모든 거래가 완전히 멈췄다는 것.
업체 관계자는 "전쟁 발발 후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당 운임이 1천500달러 수준으로 20%이상 올랐다"며 "지금 상황이라면 수출에 성공해도 이윤을 남기기 힘들다"고 허탈해 했다. 대구시 공업진흥과의 지역 섬유업체 피해상황 잠정집계에 따르면 전쟁 발발이후 지금까지 계약 파기된 수출물량은 10개 업체별로 수천~수백만 야드에 이르고 있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체 경우 150만야드, 1억 5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계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브레이크 라이닝을 생산하는 ㄷ산업 ㄱ대표는 대부분이 임가공업체인 자동차부품업계 경우 전쟁이 장기화되면 무더기 도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했다. 중동지역 로컬 수출물량이 70~80%에 육박하고 있어 갈수록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내수시장에만 의존해선 채산성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
또 위성수신기를 생산하는 ㄷ엔텍 경우 쿠웨이트 바이어와의 연락이 끊겨 5만불짜리 수출상담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고, 보석류를 가공하는 ㅈ에스텍 경우 30만달러 어치의 선박 수송이 무기한 연기됐다.
대구.경북 견직물조합 장원규 기획조사부장은 "중동 두바이와 인근 터키 지역은 유럽, 아프리카 등의 중계무역지라 지역업체들의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전쟁이 장기화되면 수출 1위인 미국 시장도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중소기업청 수출지원센터 한재현 팀장은 "지난해 지역 중동 수출액은 전체 해외시장의 6.1%에 불과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유가 상승 등으로 유럽, 미국 등의 세계 경기가 동반 하락해 지역 업체들의 고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구시 비상대책반에 따르면 수출상담 중단, 대금회수 지연, 선박운항 중단 등 미-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지역 제조업체들의 피해 건수는 12건(9개 업체)으로 전체 피해액은 188만6천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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