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 우먼파워 삼총사

입력 2003-03-26 09:42:31

"업무 수행하는데 성별 차이가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지방에서는 흔치 않게 남성들도 담당하기에 벅찬 주요직을 3명의 여성 CEO가 한 군에서 함께 근무해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남 거창군에는 지난해 7월 거창군 공보실장에 권혜린(30)씨가 보직된데 이어, 10월엔 거창세무서장에 이상위(57)씨, 올해 3월초엔 최숙희(54) 부군수가 부임해 여성파워를 실감케 하고 있다.

최 부군수는 경남도 첫 여성 부단체장으로 지난 99년 서기관으로 진급했다.

그후 경남도 여성아동과장을 역임했으며, 업무가 많기로 소문난 기업지원과장에 이어 지난해 2월부터 도의 살림살이 총책인 회계과장을 맡아온 여걸.

거창 웅양면 출신인 최 부군수는 "고향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쁠 따름"이라며 "업무에 있어 성별은 문제가 안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부임 5개월을 맞는 이상위 거창세무서장도 경북 김천시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임명된 여성 세무서장이다.

경주가 고향인 이 서장은 지난 66년 9급 공채로 국세청에 발을 내디뎠으며, 사무관 승진 이후부터는 '99년 첫 여성 인사계장', '2000년 첫 여성 서기관' 등 줄곧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여다녔다.

그러나 '내일 이 자리를 떠나더라도 오늘까지 직책에 충실하자'는 자신의 좌우명처럼 일에 있어서는 공사가 분명한 선굵은 여성이라는 평을 받는다.

아울러 36년을 재직하면서 본청 인사업무만 20여년을 맡아온 국세청의 인사통이다.

또 거창군의 첫 여성 사무관이자 현재 전국 유일의 여성 문화공보실장인 권혜린씨. 문화뿐 아니라 공보.체육업무까지 담당해야 하는 실장직이 여자가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크지 않겠느냐는 주위의 시각에도 불구, 정작 본인은 별 어려움을 못 느낀다고. 권 실장은 "전화를 걸 때면 여성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과장임을 잘 믿어주지 않는다"며 "이제는 웃음으로 넘기는 여유도 배웠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내각에 있어 4명의 여성이 포함돼 여성파워를 실감케 하지만, 거창군에도 3명의 여성 CEO가 "군정.세정.홍보"는 자신들의 몫이라며 힘껏 외치고 있어, 앞으로 이들의 활약상이 기대된다.

거창.조기원기자 cho1954@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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