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선생님이 묻는 말에 솔직히 대답해 보세요. 집에서 부모님이 여러분에게 싸움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 사람 있습니까?"
3월말, 아이들의 다툼을 보다 못해 던진 질문이었다.
이 글을 읽는 부모들로서는 노발대발할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결과를 알고 나면 부모들로서도 이해가 가리라 생각한다.
당시 질문을 받았던 아이들 35명 중 무려 29명이 배웠다고 손을 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초교입학전 대부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기 마련이다.
아이들의 세계이니 만큼 다툼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때리는 아이가 있으면 맞는 아이가 있다.
맞은 아이는 그 날 집에 가면 혼이 난다.
그 후 부모에게 때리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때린 아이는 집에 가면 약간의 꾸지람만 듣는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물론 모든 부모가 그러하다면 어찌 이 사회가 유지되랴. 그런 부모가 30%만 되어도 그 영향은 엄청나다.
위의 예는 많은 것 가운데 한가지에 불과하다.
식당에서 함부로 떠드는 아이, 쓰레기를 주우라고 하면 자신이 버리지 않았다며 줍지 않는 아이, 자신이 잘 모르는 어른이 하는 말은 우습게 알고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아이, 지나가다 살짝만 부딪혀도 왜 때리느냐 하며 주먹다짐을 하는 아이 등 이런 아이들이 너무 많다.
이 모든 것들은 한가지 생각에서 출발한다.
바로 자신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에 다름 아니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그렇게 배워왔다.
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어른이 그렇게 하기를 어쩌면 가르쳤는지도 모른다.
'우리'를 알기에 앞서 '나'를 먼저 배우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손해보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참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교육이다.
아이들을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돌리는데 대한민국의 모든 어른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인성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행일치가 되지 않는 것에 문제가 있다.
부모를 나무랄 일도, 학교를 탓할 일도 아니다.
모든 어른들의 잘못이다.
지금부터라도 지행일치를 해야한다.
우리나라 24절기 가운데 '곡우'라는 절기가 있다.
만물에 새 생명을 움트게 하는 생명수가 되는 봄비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 어른들은 자라는 아이들에게 산성비가 아닌 곡우가 되어야한다.
그것이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이다.
전종필 〈동명 동부초등학교 교사 전종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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