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최대 유전 지역 중 하나로 50억배럴 이상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산되는 루메일라 지역의 유정(油井) 몇 개가 불타고 있어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의 '환경 대재앙'에 직면할 위기에 처했다.
마이클 보이스 영국군 합참의장은 21일 이라크군이 7개의 유정에 불을 질렀다며 "민간인 전문가들이 곧 현장에 파견돼 진화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은 21일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군이 이라크 남부에서 최대 30개의 유정에 고의로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미국 NBC방송과 아랍계 위성 TV 알-아라비야 등 세계 주요 언론들도 21일 쿠웨이트 접경지역인 이라크 남부 루메일라 유전지역에서 유정 일부가 불기둥이 솟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라크내 유전방화 예방 혹은 피해 최소화를 위한 전략구상에 고심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1일 쿠웨이트 맘라하발 기사에서 미군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 지난 1991년 걸프전때처럼 전쟁이 일어날 경우 직면할 거대한 환경재앙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 지에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걸프전때는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퇴각하면서 유정에 방화, 유독성 연기가 수주동안 반경 1천6백㎞의 상공을 검게 뒤덮었고 수백만 배럴의 기름이 흘러나와 해양을 오염시키는 등 환경피해가 극심했다.
국제조류보호협회는 걸프전 때 인도양으로 흘러든 기름층 때문에 해변에서 겨울을 나던 철새와 섭금류 등 3만5천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미국 ABC 방송은 연합군의 진격을 늦추기 위한 이라크군의 유정 방화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등 연합군이나 이라크군의 병력과 장비 이동에 따른 생태계 파괴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고대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지방에 위치한 이라크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습지와 농경지, 초목지대가 풍부한 지형이기 때문이다.
환경전문가들은 또 궁지에 몰린 이라크군이 생화학무기로 반격하면 인명 및 농.어업 피해 외에 걸프전 때의 오염피해로 아직 고통을 겪고 있는 조류에게는 치명타를 안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의 이라크전쟁중 1차적 관심도 환경 황폐화 방지와 함께 전후 이라크재건을 위한 재원마련에 결정적 도움이 될 유정에 대한 대규모 방화를 어떻게 막을까 하는 것이다.
중부군 사령부의 닉 밸리스 소령은 앞서 미군이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 작전을 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미 국방부, 군 고위 관계자도 수일내 공습과 함께 수천명의 경보병 부대를 북부이라크에 침투, 역내 유전을 장악해 쿠르드족 등 이라크내 종족들을 떼어놓고 바그다드로 남진할 채비를 갖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사담 후세인이 걸프전때와 마찬가지로 유정에 불을 지를 경우 복구비용은 50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덧붙였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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