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군 대공습·진격 '전면전'

입력 2003-03-22 11:59:58

미·영 연합군은 22일 새벽(한국시간) 이라크 남부 전략요충지 바스라와 수도 바그다드에'충격과 공포'작전인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고 지상군도 진격을 계속하는 등 연합군의 공세가 전면전으로 벌어지고 있다.

별다른 저항없이 이라크군의 투항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2일 이라크 보병 제 51사단이 이라크 남부에서 투항함으로써 전쟁이 조기에 종결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 지상전 단계에 돌입한 이후 사단 규모의 정규군이 투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51사단 사단장과 참모진 등이 미군의 항복 설득작업이 계속된 후 미 해병대에 투항했다고 보도했다.

개전이래 첫 대규모 공습은 22일 새벽 4시(현지시각 21일 밤10시) 직전에 전격 단행됐으며, 바스라와 바그다드 곳곳에서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았다.

인구 500만명의 고대도시 바그다드는 융단 폭격을 받아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고 폭발에 따른 충격이 땅을 진동했다.

이번 공습으로 과거 왕족 거처로 이용됐으나 지금은 박물관과 영빈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이 파괴됐으며, 후세인 대통령의 24년 철권정치의 상징인 대통령궁도불길에 휩싸였다.

이번 대공습으로 희생자가 얼마나 발생했는지는 즉각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의 ABC 방송은 정보 소식통들을 인용, "후세인 대통령이 얼굴에 산소마스크를 쓴 채 파괴된 건물 구내에서 실려나가는 것이 목격됐다"며 "후세인이 부상했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관영통신 IRNA 특파원은 이날 미 B-52폭격기들이 바스라 외곽의 목표물을 겨냥해 저공비행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라크와의 국경지대에 있던 이란군 관계자도 "미 전투기와 폭격기들의 바스라 공습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대규모로 이뤄졌다"고 말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날 바스라 공습에서 30분 동안 20개 이상의 폭탄이 투하되거나 미사일이 발사됐으며 이라크군은 방공포로 응사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바그다드 티그리스강에 인접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관저인 대통령궁 구내에 최소한 5기의 미사일이 떨어졌고 몇몇 건물들이 파괴됐다.

또 바그다드 시내의 다른 정부청사들도 피폭돼 거대한 연기속에 파묻혔다.

이날 공습에는 걸프만과 홍해상에 정박중인 항공모함 등에서 약 320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미 국방부 관리들이 밝혔다.

이밖에 B-1, B-2, B-52를 포함한 수백대의 전폭기와 전투기가 동원됐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공습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관리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면서 "전장에서 그들 군대와의 교신능력, 국가 통제 능력 등이 상실되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도 "지금까지 약 1천회 이상의 출격이 이뤄졌고 수백 곳의 군사목표물들이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앙카라의 CNN-투르크 TV방송은 22일 터키는 미국과의 협상이 원만히 타결돼 미전투기의 영공 사용을 승인하고 곧 터키군이 이라크 북부로 진격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영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이 진행되는 동안 술탄 하심 아흐메드 이라크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세계의 어떤 군대도 이라크를 정복할 수 없다"며 "승리자는 우리"라고 주장했다.

외신종합=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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