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 과정에서 군사용어의 개념을 잘몰라 말한마디 잘못하는 바람에 외신(外信)들이 놀라고 북측이 반발하는 사태까지 번졌다면 예삿일이 아니다.
홍보를 더잘한다고 홍보수석과 대변인을 따로 둔 청와대가 '브리핑 미스'를 거듭하고 기자들의 취재에 큰 불편을 느끼게 한다면 그건 잘못된 개혁이다.
가뜩이나 깃털같은 장관님들의 입때문에 국민들이 불안한 요즘이 아닌가.
훌륭한 통역사란 1시간 통역을 위해 열시간 스무시간을 준비하는 사람이다.
의뢰자의 생각과 스타일·습관까지 읽고 있어야 정확한 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가 '일류'라면 앵무새처럼 의뢰자의 말만 그대로 읽는 직역(直譯)이 아니라 의역(意譯)을 할 것이다.
중대발표나 의뢰자의 발언에 보충설명, '살'을 붙이자면 그 회의의 배경, 의뢰자의 마음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하물며 '대통령의 입'이라는 대변인이랴.
"모른다"밖에 모른다는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송경희 대변인이 그예 실수를 했다고 한다.
이라크전과 관련, 청와대 대처상황에 대한 기자질문에 "워치콘3, 한단계 높였다"고 말했고 데프콘 아니냐는 거듭된 질문에 또 모르쇠로 발을 뺐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북 정보감시태세'에선 워치콘3, 긴급 사태시의 '방어준비태세'에선 데프콘4의 평시 상황인데도 '한단계 높였다'는 그의 모호한 발언에 주요 외신과 일부 국내언론이 '워치콘2로 격상'을 타전, 한반도가 긴장상태에 들어간 꼴이 돼버린 셈이다.
이 때문에 국방부와 한미연합사가 발칵 뒤집혔고 북한측도 용어를 잘못 받아 "남조선이 데프콘 2라는 초경계 태세를 내린 것은 참을 수 없는 적대행위"라고 반발하기에 이른 것이다.
가만 있으면 2등이나 하지, 오죽하면 우리 국방부에서조차 "워치콘과 팝콘도 구별 못하느냐"고 비아냥거렸을까.
청와대는 대책을 세워라. 교육부총리는 설익은 학제개편 발언으로 망신을 샀고 문화부장관은 개혁을 한답시고 언론위축 정책을 내놓아 계속 말썽인 판이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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