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인테리어 전문점을 하는 주부 강현숙(38)씨는 그 어느 때보다 화사하고 따사로운 봄을 맞고 있다.
지난해 6월 개업한 자신의 가게 좥로즈하우스좦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것.
일감이 늘어 지난달에만 1천500만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직원 2명 임금과 재료비, 가게 임차료 등을 빼고 강씨가 가져가는 돈은 월 500만원 정도. 일년도 채 안된 주부 창업으로는 대성공이다.
요즘은 물량이 밀려 툭하면 자정까지 작업을 해야 한다.
가게는 경산 사동 미래대 앞에 있지만 일감은 대구 쪽에 더 많다.
처음엔 아파트 커튼 등 이른바 좥흔한 일감좦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요즘엔 대형 할인점 문화센터 내부 인테리어, 레스토랑 내부 장식 등 부가가치 높은 주문도 들어오고 있다.
강씨는 하루에 2, 3차례 이상 출장을 나가야 한다.
광고 한번 않았지만 저절로 주문이 들어왔다.
손님이 손님을 소개해주고, 소개받은 손님이 또 다른 손님을 연결시켜줬다.
주문이 꼬리를 문 것.
강씨는 자신의 창업 성공이 좥가게 덕분이라고 했다.
가게를 적절한 곳에 얻은 덕분에 홍보가 절로 됐다는 것. 지난해 늦봄 우연히 차를 타고 가다 지금의 가게를 봤어요. 느낌이 확 왔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네요. 좥바로 이 곳이다 싶더라구요. 중요한 것은 저희 가게 주변에 유동 인구가 거의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차를 타고 가다보면 눈에 확 들어오는 위치예요. 우아함을 아는 사람들이 관심 가질만 하지요.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질 만한 사람들이 가게 외관을 보고 전화를 걸어오거나 직접 찾아들었다고 했다.
우연히 지나가다 들렀다는 고객들이 전체 손님의 절반을 넘는다.
시대적 흐름도 영업을 돕고 있다고 강씨는 말했다.
예전처럼 대강 대강 싸게 집을 꾸미는 게 아니라 자기 기호에 꼭 맞도록 홈 인테리어에 투자를 많이 하게 됐다는 것이다.
집을 꾸미는 것은 더 이상 사치가 아닐 뿐 아니라 옵션도 아닙니다.
일종의 문화로 자리잡았지요. 자기 마음에 들도록 집을 꾸미고 살면 스트레스가 덜해지고 쾌적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좭. 요즘 부쩍 늘어난 리모델링 수요도 가게 매출 늘리기에 톡톡히 한몫 하고 있다고 강씨는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매출 증대에 많은 도움을 준 것은 역시 강씨의 실력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뭐든 만드는 것에 능했던 데다 결혼 전 양재학원에 다니며 재봉틀질·바느질을 익혔고 결혼 후에도 꾸준히 홈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졌다.
주부 창업에는 육아가 제일 부담되지요. 이제 우리 애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돼 본격적으로 제 일을 가질 때가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염려돼 가게에 아이들 공간을 만들어 일과 육아를 병행합니다.
가게 문을 열기 전 가장 고민스러웠던 것은 역시 돈이었다.
가게 보증금만 3천만원. 가게 치장과 재료 및 비품 구입을 위해서도 1억원은 필요했다.
남편이 사업을 하지만 아내의 창업을 위해 선뜻 수천만원을 내줄만한 형편은 안됐다.
당시 강씨가 가진 돈은 100만원이 전부. 결국 대부분을 빚으로 해결해야 했다.
모험요? 남들이 보면 그렇겠지요. 하지만 저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개업 직후부터 성과가 날 거라고요. 벌써 2천만원 넘게 갚았어요. 머잖아 빚을 몽땅 청산할 겁니다.
강씨는 재미는 있지만 돈 버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요즘 주부들의 눈이 여간 높은 것이 아니어서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강씨는 중요한 바느질은 종업원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한다.
제일 어려운 거요? 다 만들어 납품까지 했는데 손님들이 싫다며 통째로 반품하겠다고 드는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화내지 않고 모두 받아 줍니다.
과감히 바꿔주는 것이지요. 마음에 안드는 것을 억지로 집에 설치해 둬서야 그 집 사람인들 기분이 좋겠습니까? 제 속은 새까맣게 타더라도 손님 속에 들어가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입니다.
강씨는 요즘 주부들이 창업에 관심 많지만 무턱대고 달려들었다가는 낭패를 본다고 했다.
커튼집만 해도 많이 생기기도 하지만 없어지는 경우가 못잖게 많다는 것.
주부도 전문 직종에 많이 도전해야 합니다.
평생 직종으로 삼아도 손색 없을 만한 일에 승부를 거는 것이 좋아요. 저의 경우는 홈 인테리어였지만 다른 주부들도 자기가 잘 하는 일을 찾다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강씨는 즐거운 봄이지만 지난 가을부터 불경기를 조금씩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항상 개업 첫날 각오로 뛴다면 문제될 것 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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