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희생자대책위와 시민사회단체대책위 관계자들은 관계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되돌아가던 고건 총리 등을 20일 오후 대구공항에서 만나 10여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들은 이번 사고에서 불거진 각종 난맥상을 지적하며 정부 차원에서 이를 조속히 해결해달라고 요구했으며, △실종자의 인정사망 선 포괄 인정 △후유증 우려에 대비한 부상자 평생진료 △희생자 추모사업위 구성 △사고원인 규명 및 관련 책임자 처벌 △성금모금 내역 공표 △현장훼손 책임 규명 등이 요구 사항에 포함됐다.
면담 후 중앙로역으로 되돌아 온 윤석기 희생자대책위원장은 총리로부터 △실종자 선 포괄 인정에 대해서는 "관련 법을 검토하겠다" △부상자 평생진료, 추모사업위 구성, 성금 내역 공표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가족들에게 전했다.
또 △4월12일쯤 '범국민 추모행사'를 마련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이창동 문화부장관으로부터 구상 중이라는 답변을 들었고 △일부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하려면 관계 장관 동의, 대통령 재가가 필요한 것도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면담 성과와 관련해 대책위 측은 "기대보다는 미흡하지만 어느 정도 성과는 있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윤 위원장은 총리에게 지하철 1호선 운행 중단을 요구했으나 "운행을 계속하면서 안전설비를 보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위원장은 시민.전문가 등이 참가하는 관련 공개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했으며 고 총리는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는 것.
총리 면담 때는 노동.법무.환경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 윤 위원장 및 희생자대책위 5명, 시민사회단체대책위 2명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경찰은 경북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받는 방화 피의자 김모(56)씨의 상태가 점차 호전돼 다음 주 초 퇴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전구속 영장이 발부돼 있는 김씨는 퇴원과 동시에 구속 수감될 예정이다.
○…희생자 가족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80여명은 20일 오전 시청사 진입을 시도하다 10여분간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고건 총리 및 장관 10여명이 시청사 안으로 들어간 후 경찰 저지선 돌파를 시도했고, 경찰은 달걀 수백개와 소화기, 플라스틱 물병, 드링크제 병 등이 날아들자 일순 긴장했다.
이때 일부 희생자 가족들은 경찰관들 중 일부를 알아보고는 반갑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최근 시의회.시청 등을 항의 방문하면서 얼굴을 익힌 경찰관들이 꽤 있다"고 했고, 다른 한 실종자 가족은 "우리를 막으려는 경찰관들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 단지 명령에 따를 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또 이날 대구시청 앞을 걸어 지나가던 출근길의 한 40대 시민은 시청 민원실 입구에서 계란 10여개를 맞았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길이 막혀 머뭇거리고 있는데 '뭘 쳐다 보느냐'며 누군가가 갑자기 달걀을 던졌다"는 것. "아무리 화가 나도 마구 행동해서야 되겠느냐"고 한 이 시민은 희생자대책위 사무실에 항의 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20일 오후 참사 현장인 중앙로역 지하 1.2층에는 평소보다 많은 추모객들이 찾았다.
그 중에는 벽에 게시된 실종자 사진 등을 보며 오열하는 사람, 유치원생 자녀의 손을 잡고 묵념을 올리는 사람도 있었다.
신구.김희애.엄정화씨 등 KBS 드라마 '아내' 연기자들도 들러 추모의 뜻을 표했다.
신구씨는 "대구 국제섬유박람회 참석차 왔다가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 '노아 랭귀지 스쿨' 야마구치 교장도 이곳 희생자가족을 찾아 성금을 전했다.
한편 중앙로역 참사 현장 지하 1.2층 곳곳에는 이날 오전부터 미세먼지 측정 장비들이 설치됐다.
희생자대책위 관계자는 "시와 대책위가 합의해 20.21일 이틀간 사고현장 유해물질을 측정키로 하고 장비들을 반입했다"고 말했다.
○…중앙특별지원단 대변인을 맡아온 건설교통부 이영식 이사관이 20일 부산항공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북대사대부고와 육사 출신으로 참사 직후부터 대구에 파견돼 사고수습에 땀을 쏟았던 이 이사관은 "경제도 어려우니 대구가 하루빨리 참사 충격을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후임 대변인은 국무총리실 정동훈 총괄국장이 맡았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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