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 학급일 학부모 큰 짐

입력 2003-03-21 09:30:29

맞벌이하는 가정주부로서 초등학교에 당부 드리고 싶다.

요즘 학기초라서 그런지 이것저것 부모의 손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한 두가지 아니다.

학생들 자기소개도 부모의 손이 가야하고 가족신문, 각종꾸미기, 수업교재 준비 등도 부모가 도와주어야 한다.

어쩌다 짬을 내서 학교 환경미화판을 가봤더니 이건 전부다 학부모들 솜씨 콘테스트 장이다.

여기서 자괴감과 미안한 마음을 갖는 부모들이 있다.

본인과 같이 맞벌이라 이런 활동에 참여 못하거나 결손가정 아이들, 부모가 사정상 학교에 나가보지 못하는 경우가 그 예이다.

그 중 가장 마음 아픈 예는 결손가정과 부모의 학력이 낮아 이런데 참여하기 꺼려 하는 경우다.

교실게시판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조금은 엉성하고 어설퍼도 그 학년, 그 아이들 수준에 맞게 꾸미는게 좋지 않을까. 아이들의 솜씨 자랑으로, 아이들의 꿈으로 그 공간을 메운다면 학생들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자립심, 협동심, 창의력을 길러 그게 곧 자연스럽게 교육이 될 것이라고 본다.

학부모들이 나서서 번지르르 하게 꾸미는 건 우리의 보여주기 문화와 과시욕의 산물이다.

그 때문에 소외받는 가정의 아이들까지 생겨 위화감만 쌓인다.

초등학교 당국의 좀 더 멀리보는 교육을 요망한다.

황미경(포항시 청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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