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마운드 "불안하다"

입력 2003-03-20 12:31:55

15일과 19일 이정호는 극과 극을 달렸다.

프로야구 대구삼성 라이온즈 마운드의 기대주 이정호는 19일 서울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제구력이 크게 흔들리며 3이닝 동안 5개의 볼넷과 홈런 1개 포함 7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9실점, 15일 경기의 호투를 무색게 했다.

올 시즌 제5선발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이정호는 이날 불안한 투구로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저버렸다.

이정호는 투구폼이 일정치 않아 땅에 튀기는 공을 자주 던졌으며 공이 가운데로 몰려 LG 타자들이 프리 배팅하듯 잇따라 안타를 터뜨렸다.

이정호는 지난해 시즌이 끝난 후 일본 인스트럭터로부터 투구폼을 교정받았다.

이정호는 다른 우완 오버핸드 투수들처럼 오른쪽 다리를 허리 높이까지 직각에 가깝게 높이 들어올리다 투구폼 교정 후 다리를 살짝 들어올려 내리면서 공을 뿌리는 스타일로 바꿨다.

셋업포지션에서 자세의 안정감을 최대한 유지시켜 제구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이나 이날 그는 경기 도중 투구폼이 무너졌다.

다리를 들어올린 후 몸을 앞으로 숙이며 팔을 내뻗는 투구동작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다가도 주자가 있으면 팔이 넘어오는 순간 급하게 동작이 빨라지거나 다리를 약간 들어올리더라도 무릎이 구부러지는 각도가 달라지는 등 들쭉날쭉했다.

심리적 압박감이 겹쳐 일관된 투구폼을 유지하지 못하는 듯 했다.

대구삼성은 선발 임창용이 3이닝 동안 2개의 홈런 포함 6안타 5실점하는 등 서울LG에 14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며 8대14로 졌다.

대구삼성은 임재철 이승엽 마해영이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 5회말 1사후 LG 투수 안병원은 김한수와 임재철, 현재윤 등 3명의 삼성 타자에게 연속으로 몸맞는 공을 던져 시범경기 사상 처음 퇴장당하기도 했다.

신임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SK는 이날 6명의 투수를 시험가동하며 홈팀 한화에3대0으로 완봉승했고 롯데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기아에 2대3으로 역전패했다.

현대는 두산을 11대5로 물리쳤다.

현대와의 개막전에 이어 다시 완봉승을 거둔 SK는 3경기에서 3실점만 허용해 팀 방어율 1.00을 기록했고 롯데 선발로 나선 김장현은 5이닝동안 삼진 5개를 곁들이며 6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현대 선발 정민태는 3과3분의2이닝 동안 홈런 두방을 포함해 7안타, 2볼넷으로 5실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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