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사장 선임 반대를 둘러싼 대구MBC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서울MBC 한 간부의 주장이 대구MBC 임직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익명을 전제로 한 이 간부는 방송인들의 소식지인 PD연합회보를 통해 "토착 지역 출신이 계열사 사장에 선임된다면 지역사회의 뿌리깊은 지연과 혈연 중심의 인사관행, 대인관계로 언론의 올바른 역할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 경영상 손실을 막기위해서는 사장 선임권 장악을 통한 지역사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덧붙여 폈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지역 방송의 서울 종속 탈피와 지방분권 강화라는 대구MBC 주장에 대한 서울MBC측의 궁색한 답변일 뿐이다.
서울MBC 출신 임원들의 자리 확보라는 이번 사태의 본질을 '지역의 폐쇄성'과 '경영적 측면'이라는 그럴듯한 논리로 포장한 것이다.
서울MBC측도 대구MBC 임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전체의 입장도 공식적인 답변도 아니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어설픈 답변으로 덮기에는 '지방민'으로서는 무언가 석연치 않고 개운하지 않다.
지방을 바라보는 서울 사람들의 '오만한 시각'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지연.혈연에 얽매인 지방에서는 서울 출신 사장이 오지 않으면 공영방송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는 시대의 흐름을 외면하는 주장일 뿐이다.
물론 대구는 서울만큼 개방적이지도 못하며 타 지역보다 혈연.지연적 연대 의식이 강한 곳이다.
이러한 부분이 경우에 따라선 지역사회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백보양보하더라도 이러한 부작용이 지방의 서울 종속이 가져오는 폐해에는 비할 수 없다.
대구가 가진 혈연.지연에 기반한 폐쇄성을 극복하고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지역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지역의 자율성 확보가 더욱 시급한 과제다.
지금 우리는 지방대 총장이 교육부총리가 되고 지방 군수가 행정자치부 장관이 된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방송권 독립을 주장하며 임직원 사장 추천제를 정부로부터 얻어낸 서울MBC가 변화의 시대에 맞는 변화된 '지방관'을 가지길 기대한다.
문화부.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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