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처방-안과질환

입력 2003-03-20 11:16:17

흔한 질환이면서 헷갈리는 안과질환이 백내장과 녹내장이 아닐까?

백내장과 녹내장은 눈의 내부 문제이지만 완전히 다른 병이다.

잘라 말하면 백내장은 투명해야 할 눈의 수정체가 뿌옇게 돼 버린 상태. 녹내장은 눈의 공간을 채우는 수양액의 압력이 높아져 시신경내 혈액 공급에 압박이 가해지는 경우이다.

◇백내장과 녹내장=백내장은 사진기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투명하지 못하고 점점 혼탁해지는 질환. 수정체에 혼탁이 생기면 눈 속으로 빛이 잘 통과하지 못해 물체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시력이 떨어진다.

초기에는 안개가 낀 상태처럼 시력 장애가 오지만 말기에는 실명으로 이어진다.

백내장이란 말은 까맣게 비쳐 보이던 동자가 하얗게 된 수정체 때문에 희게 보여서 비롯됐다.

녹내장은 눈이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해 주는 시신경에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 시신경 장애가 있으면 시야에 안 보이는 부분(암점)이 생기고 점차 진행되면 실명에 이른다.

백내장과는 달리 일단 시신경이 손상을 입으면 회복될 수 없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 진단이 최선이다.

◇증상은 어떻게 다른가=백내장은 사물을 볼 때 분명한 자각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사물이 뿌옇게 보이고 눈에 안개가 낀 것 같이 느껴지며 시력이 점점 저하된다.

빛이 퍼져 보이고 햇빛에 눈을 뜨기 힘들다.

밝은 곳에서 오히려 더 잘 보이지 않게 되는 주맹현상이 나타난다.

안경 도수가 자주 변한다.

녹내장은 급성녹내장 발작을 제외하고는 백내장처럼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다.

다만 안압이 상승한다.

안구내의 정상적인 안압은 12∼21mmHg인데, 녹내장의 경우 통상적으로 정상보다 높은 안압이 장시간 지속되면서 신경세포들이 서서히 죽게돼 시야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중년기 이후에 잘 걸리는 급성녹내장은 안압이 갑자기 상승하기 때문에 증상이 확실히 나타난다.

즉, 눈과 머리가 아프면서 전구를 보면 달무리 현상이 나타나고 시력이 떨어진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보이지 않는다.

아울러 메스껍거나 토하기 때문에 신경외과적 검사와 치료를 받느라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만성녹내장은 서서히 안압이 높아지면서 시신경이 손상되기 때문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이로 인해 병이 많이 진행된 후 발견될 수 있다.

보통 건강검진 또는 눈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한쪽 눈이 실명된 이후에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잦다.

◇원인과 위험요소=백내장은 유전, 어머니의 임신 중 감염(풍진 등), 선천성 대사장애, 염색체 이상(다운증후군) 등의 선천적 원인과 노화현상, 당뇨병, 외상성,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 남용, 포도막염, 아토피성피부염이 있는 경우 흔히 발생한다.

녹내장 경우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거나 당뇨병, 고혈압, 중등도 이상의 근시가 있으면 확률이 높다.

스테로이드 안약을 오랫동안 정기적으로 사용한 경우도 우려 대상.

◇치료방법=백내장은 초기에는 약물치료로 진행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지만 호전시킬 수는 없다.

수술이 근본적인 치료.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로 대체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녹내장은 백내장과 달리 이미 진행된 상태를 완치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다만 가급적 조기에 발견해 평생 동안 약물, 레이저 치료, 수술 등의 방법으로 안압을 조절, 시신경의 장애를 최소화해야 한다.

레이저 및 수술치료는 약물로 안압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시행한다.

글: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차순철 교수(영남대병원 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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