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이 장기화되고 시가전 양상을 띨 경우 2만-3만명의 막대한 민간인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는 지난 91년 걸프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밀해진 첨단 유도무기를 사용해 폭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가전에서 많은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 침공 전쟁이 미국이 바라는 대로 "빠르고 행복하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경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를 국제여론의 지지를 얻는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후세인이 민간인 희생을 이유로 국제사회가 미국에 대해 조속히 휴전하도록 압력을 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걸프전 당시인 지난 91년 2월 13일 미군의 정밀 유도 폭탄이 바그다드의 아미리야 방공호를 폭격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 민간인 400여명이 숨졌다. 미국은 민간인이 이곳에 피신해 있는 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국제여론에 밀려 바그다드 중심부에 대한 폭격을 며칠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군사전문가 마이클 빅커스는 개전 초기 48시간내에 3천개의 목표물에 대한 폭격이 단행될 것이라고 말하고 바그다드는 걸프전 당시 전체 폭격량보다 더 많은 폭격을 이번 전쟁 첫날에 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군의 폭격 정확도는 계속 상승해왔다. 걸프전 당시에는 정확도가 20%에 불과했으나 지난 99년 코소보 폭격에서는 30%, 2001년 아프가니스탄 폭격에서는 60%에 달했으며 이번 전쟁에서는 7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군은 폭격의 정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이번 전쟁에서는 걸프전 보다 민간인 희생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라크군의 결사항전으로 전쟁이 장기화되고 시가전이 벌어지면 막대한 민간인 희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는 군사시설을 민간이 시설과 인접한 곳에 설치했으며 군사시설을 민간인 시설로 위장한 경우도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군사분석가 마이클 오핸론은 격렬한 시가전이 벌어질 경우 개전 1개월 안에 민간인 2만-3만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걸프전 당시 이라크측 희생자 수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라크인 희생자 수는 최소 2천500명에서 최대 20만명 이상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걸프전에서 이라크군 병사 10만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라크 정부는 19일 미국 정부는 미군 사병과 장교들을 속이고 있으며 그들을 이라크로 보내는 것은 "확실한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하메드 사에드 알-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미국 정부는 병사들에게 이라크를 침공하는 것은 소풍이 될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그들을 사지로 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외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