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참사 대구경제 '휘청'-전문가 긴급진단 죄담

입력 2003-03-19 12: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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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구미~포항 3각 개발 서둘러야

가뜩이나 암울하던 지역경제가 대구 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외환위기로 대구를 대표하던 대부분의 간판기업들이 퇴출되거나 도산했고 산업구조도 경기 변동에 극히 취약해 졌다.

대기업은 없고 중.소하청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대구의 현실이다.

여기에 대구지하철 참사는 시민들을 심리적 공황상태로까지 내몰고 있다.

대구 경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살릴 것인가. 매일신문사는 지역 경제계의 두 인사를 초빙, 긴급 좌담회를 가졌다.

이번 좌담은 계명대 김한규 교수의 사회로 노희찬 대구상공회의소 회장과 김극년 대구은행장이 참석했다.

△김한규=대구가 심리적 공황상태다.

말할 수 없는 피해가 있다.

정운찬교수가 '한국경제 죽어야 산다'는 책에서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적시했는데, 이제는 대구도 더 잃을 것이 없다.

새로운 기분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자성과 성찰과 반성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노희찬=경제는 분위기가 상당히 중요하다.

지하철 참사 이후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았다.

게다가 시기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까지 오르는등 국제적인 원자재 값이 많이 올라 기업들이 어렵다.

지하철참사로 너무 가라앉은 지역 분위기를 일신하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지난 10년간 대구 GRDP가 전국 최저인 것은 사실이지만 더 이상 악화될 것도 없는 것 아닌가. 어렵지만 지하철참사를 계기로 우리가 살려가야 한다.

전시민이 맡은 바 역할을 해줘야 경제도 밝아지고, 시민들도 밝아진다.

△김한규=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놀랍게도 대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체념이나 좌절을 많이 표출한다.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별로 없다.

대구가 오랫동안 공동화와 좌절, 바깥에의 무관심이 응결돼 있는 상태서 지하철 참사가 상승 효과를 준 것이다.

△김극년=금융은 실물과 함께 경제의 양축이라고도 하고, 금융이 실물경제를 선도하는 경향도 있다.

실물이 좋지 않으면 수신은 증가하고 여신은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이 그런 상태다.

기업금융지점장을 두고 여신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해도 기업가들이 더 크게 하려는 의욕이 없다.

현 상태를 유지해나가자는 쪽이다.

시설자금이 많이 나가야 하는데 기업들이 시설 확대를 하지 않고 있고, 금융도 자본조달보다는 운영이 더 어려운 실정이다.

△김한규=미래가 불확실하면 자연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구은행이 지역은행이다 싶어서 습관적으로 가지만 대구은행은 지역민을 위한 봉사활동에 좀 더 힘을 써야 한다.

△김극년=은행도 어쩔 수 없이 대자본에 잠식당하는 것이 있는데, 대구의 고유현상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지방은 자꾸 공동화 된다.

지역은행은 지역밀착형으로 해야 살아남는다.

그래서 이번 구조개편에서 지역밀착팀을 만들어냈다.

△김한규=대구사람은 성질이 은근한 멋을 갖고 있는데, 요즘 들어 대구사람의 고유한 매력이 없어지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것만 남았다.

대구의 전반적인 품격이 떨어지고 있다.

대구를 어떻게 바꿔가야 하나.

△노희찬=대구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돼야한다.

주종산업인 섬유나 자동차, 기계금속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산업시스템도 전통산업을 바탕으로 첨단 IT, BT, NT 등으로 바꿔나가고 대학에 좋은 인재들이 많이 있다.

대학은 자기 돈쓰며 석사과정, 박사과정한다.

자기 비용으로 자기 코스트를 내는데, 석사 박사과정을 연계하면 본인과 대학과 산업이 산다.

필요에 따라 우리도 외부 것을 받아들여야한다.

첨단기업도 지역에는 별로 없다.

기업은 투자의 가치성이 있어야 들어온다.

△김한규=대구사람들은 과거 영화에 안주하고자 하는 환상을 깨야한다.

독일 슈튜트가르트에서조차 대구의 매니지먼트가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 대구는 더 이상 3대 도시가 아니다.

지금 5위 수준이고 이렇게 가면 6~7위로 떨어진다.

△노희찬=그런게 상당히 걸림돌이다.

△김한규=대구는 구심점 역할을 해줄 어른이 없고 리더십 부재다.

△김극년=과거 기업하기 좋은 대구라고 그랬는데, 실제 과거에는 기업인들이 모임 등에서 건의사항 첫째가 자금지원, 둘째가 금리 낮춰 달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금리 5%대, 자금 풍부하다.

자금의 금리 문제는 조달의 코스트에 따라서 결정되는데, 싼 이자로 조달하면 싼 이자로 줄 수 있다.

△김한규=지역의 일은 지역이 해결해야한다.

아직도 대구시민은 남이 해주는 줄 알고 있고, 과거의 그런 인습에 젖어있다.

지하철 참사 이후 네티즌들 일부는 견해가 다르다.

대구가 그렇게 환영받지 못하는 요소가 있는 것은 과거 집권도시라는 질시도 있고, 대구가 비개방적이고 수용적이지 못해서, 그런 점도 있다.

대구는 암울하고 무미건조한 도시로 변하고 있다.

대구에 대한 객관적인 것을 알아야한다.

대구사랑운동 운운 하지 말고, 대구를 사랑할 꺼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억지로 되는 일이 아니다.

△김극년=유럽사람은 지역 사랑이 굉장하다.

미술관 하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른다.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것은 오래가지 않는다.

△김한규=앞으로 대구가 살아남으려면 산업구조 개편도 필수적이다.

신산업구조에 대해 말해 달라.

△노희찬=우리나라는 고급인력은 남아돌지만 생산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생산인력이 부족하다.

외국인 연수생을 전국에 13만명을 배당해도, 사람이 없어서 공장을 닫고 해외로 옮겨가야 한다.

원자재를 수입해서 수출하는데 환율변동이 너무 심하다.

중소기업은 대처능력이 별로 없다.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이 못하는 부분은 정부가 나서야 한다.

지하철 참사와 관련, 대구가 전국 지하철의 본보기가 되는데, 전국의 지하철을 관장하는 도시지하철공단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각 지자체가 재정지출을 최소화하면서 해 나가다보니 건설기간도 엄청 늘어 불편이 가중되고 근원적으로 지방재정의 한계가 있다.

국고 일부 받고, 지자체에서 빚내서 하면 결국 부실화되어 정부로 넘어온다.

지역의 섬유산업이 밀라노프로젝트를 통해서 인프라를 갖추어 놓았다.

이제 포스트밀라노와 연결되어야 하고, 인재양성을 해 주어야한다.

포스트밀라노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8월 하계 U대회에 선수외 1만1천명이 참여하는데 지하철 참사 때문에 공백이 생겼다.

고속철이 개통되면 대구공항은 국내공항으로서의 의미가 퇴색되는 만큼 국제공항으로서의 기능 개선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김한규=대구가 계륵이 됐다.

현재 대구는 스스로 부양능력이 없다.

앞으로 정부에서 신경을 써서 먹고 살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만 대구사람들도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대구가 인재가 많고, 교육도시인데도 잠재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노희찬=지난 5년간 국고지원은 하나같이 찔끔 찔끔했다.

대구-포항간 산업도로는 기약이 없다.

대구를 축으로 하는 교통 인프라를 확실하게 구축해주고 구미 포항을 잇는 축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포항을 대구의 외항이자 국제항만으로 육성할 필요성이 크다.

△김한규=대구는 경제권역으로 주위를 아우르면 된다.

대구가 공단유치 하는데는 별로 찬성하지 않는다.

대구~구미간 전철도 검토해야 한다.

대구~포항간 산업도로를 연결해 중간의 산업공단 육성이 필요하다.

대구가 센터역할을 하고 광역행정권으로 하면 대구~영천~포항~구미 전부 대구권이다.

충분히 센터역할을 할 수 있다.

△노희찬=산업도로가 되면 포항이 항만 접근성이 40분밖에 안 걸린다.

대구는 테크노폴리스 계획을 세우고 있고 경북은 포항항만을 하면서 200만평 공단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대구는 대구, 경북은 경북대로 가면 안된다.

대구.포항을 축으로 전체를 아울러야 한다.

△김한규=휴스턴~벨베스트항은 90㎞다.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당초 약속대로 하면, 벌써 완공됐어야 한다.

△노희찬=동해 쪽의 항만 접근성이 떨어지니 여러 가지 불편이 있다.

전체적으로 교통량이 많아서 물류코스트가 높아진다.

△김한규=대학이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노희찬=지역사회에 무엇을 할 것이냐, 대학이 할 것을 하고, 언론이 해주어야 한다.

기자 교수 연구팀으로 공동취재를 해서, 지방분권협의회 소속 공동으로 지방대학이 지역에 어떻게 할 것이냐를 연구해야 한다, 실무추진위원회를 만들면 A팀(지방분권전략) B팀(지역브레인) 등 5개 정도 테스크포스팀을 만들어야한다.

△김한규=대구대학들의 수준이 엄청 떨어지고 있다.

대학이 곡소리 나고 있다.

경북대 위상이 80년대 초반과 하늘과 땅차이다.

대구는 인재로 버텨왔는데 사람이 없다.

만들어 내야한다.

△노희찬=위상 자체가 전체적으로는 못하지만 , 경북대출신이 삼성전자 임원의 40%가 된다.

대학이 힘이 있는 것이다.

상당히 열악한 부분도, 경쟁력 있는 부분도 있다.

대학의 아이디어와 산업.학계를 활용해 핵심 역량을 한데 묶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중소기업이 국내 정상급에 갈만한 인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우리 지역이 잘 되려면 대학의 아이디어와 지역간 산학협동이 잘 돼야한다.

기업의 최종 승부도 인재양성, 인재확보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지하철 사고를 계기로 중앙정부가 공을 우리에게 던졌다.

지역에 있는 산.학.언론계가 하나가 되어 효율적인 프로젝트를 만들면, 경쟁력도 생긴다.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이 제각각의 목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힘을 모으면 이것이 시너지다.

서로 장점만 모으면 된다.

제도화도 필요한 것 같다.

인턴 같은 것은 잘 안된다.

그런 부분에 참여정부에서 인재 양성에 체계적으로 나서주면 좋겠다.

기록.정리=정창용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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