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 호흡, 배설…'
생물과 무생물을 구분하는 기준이지만 번식에서만은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동물들, 그중 영장류의 성행위는 암컷의 매월 성 사이클에 따라 짧은 기간으로 한정된다.
인간은? 지구상의 동식물 중 발정기가 따로 없는 몇 안 되는 종족이다.
성행위에 제한받지 않고, 원숭이나 원인류보다 3배의 성적인 잠재성을 지닌 것이 인간이다.
대부분 남성콤플렉스의 대상이 되는 페니스만 해도 그렇다.
공중화장실에서 남의 물건과 비교하면서 느끼는 것이겠지만 실제 크기와는 다르다.
하지만 이런 말들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성에 대한 집착 탓이다.
사람의 페니스가 인간과 체격이 유사한 동물의 그것보다 훨씬 큰 것도 같은 이유다.
발정기가 별도로 없이도 늘 성관계를 할 수 있도록 '준비된 페니스'가 남성이다.
"할 줄 알어 할 수 있어/내가 소리를 지르게 만들 수 있어/나를 꼭 갖고싶다고 baby/주는 건 문제가 아닌데 감당할 수 있냐고…" 요즈음 박진영 작사.작곡 '할줄 알어?'의 노랫말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한국영상물등급위원회는 청소년 유해판결을 내렸고, 박진영은 법적 대응까지도 불사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번 자신이 불렀던 '난 여자가 있는데'와 너무나 흡사한 모습이다.
'색즉시똥', 누군가의 말처럼 섹스는 똥과 같은 것이다.
함부로 길가에 버려지면 더럽고 불쾌하기 짝이 없지만, 논밭에 뿌려지면 거름이 되고 창조물이 되는 것이 똥이고 섹스다.
'할줄 알어?'의 노랫말도 그렇다.
은밀하게 사적인 공간에서 낙서하듯 쓸 수는 있어도 대중에 공개되고 특히 청소년들을 주요 소비자로 둘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새롭게 부상하는 문화권력자(?)들은 이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돈벌이 수단으로 만든 작품을 '창작의 자유'로 포장하고, '선정성=청소년 유해'와 같은 논쟁을 부추겨 대중의 호주머니를 노릴 뿐이다.
하기는 이 말을 하고 나니 개운치는 않다.
또 한바탕 인터넷욕설을 들어야겠지….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