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의 반전압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라크에 대해 48시간 시한의 최후통첩을 했다.
우려했던 개전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18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라크가 완전무장해제를 하든지, 후세인이 이라크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무력공격이 있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미국에 대해서도 테러경보를 내렸다.
9·11 이후 미국의 세계전략은 '악의 축'과 같은 안보 불안요인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미국과 그 지원국은 자의든, 타의든 이라크의 불안요인을 수긍한 나라들이다.
특히 미국은 종교적 신념에 가까운 확신으로 세계의 반전여론을 정면돌파 했다.
반면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은 불안요인이 과장됐다고 보고, 최후까지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세계 2위의 이라크 석유자원이 큰 변수로 작용했다.
이라크 입장에서는 석유자원이 '신의 축복'이 아니라 '망국의 화근'이 된 것이다.
분석가들은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이기더라도 지구촌에서의 위상과 영향력이 곤두박질치고,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리더십과 정당성을 희생하면서까지 자국의 시각을 관철하려하고 있다.
결국 역사는 바른 길로만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 사태가 실증하고 있다.
인류의 공동선이나 평화의지와 관계없이, 어떤 특정국가의 운명이 미국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냉엄한 현실이 현실화된 것이다.
미국과 이라크의 관계는 미국과 북한에 대입시킬 수 있다.
북한이 세계의 이목을 끌만한 자연자원을 가지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라크 이상의 안보 불안요인을 가진 북한과, 이를 억제하려는 미국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정부는 이라크 전쟁이 가져올 세계 정치·경제의 여파를 면밀히 분석하여 외교나 경제에 주름이 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미갈등의 진전 방향에 대한 사전예측과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