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스페인이 17일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군사 행동을 승인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철회함으로써 전쟁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뒷받침했다.
제레미 그린스톡 유엔주재 영국 대사는 미국, 스페인 대사와 함께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의안을 공동제출한 3개국은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확보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말해 유엔 안보리의 승인없이 이라크 공격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과 영국, 스페인의 결의안 철회는 안보리 표결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장 마르크 델라 사블리에르 유엔주재 프랑스 대사는 "1대1 접촉 결과 대다수의 안보리 이사국들이 무력사용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도 "후세인이 외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는 기회가 있었지만 시간이 종료됐다" 며 외교노력의 종결을 선언했다.
전쟁이 확실해지자 유엔과 각국정부, 언론사 등은 이라크에 체류중인 무기사찰단과 자국민, 취재진 등의 철수를 지시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에 있는 유엔 사찰단원들에 대해 이 나라를 떠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사찰단 뿐만 아니라 이라크에 남아있는 일반 구호요원들에 대해서도 철수할 것을 지시했다.
미국 국무부는 쿠웨이트에 주재하는 미국인들에 대해서도 출국할 것을 촉구했으며 독일과 러시아 등은 이미 이라크의 자국민들에 대해 철수지시를 내렸다.
한편 이라크는 17일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이라크를 떠나지 않으면 전쟁에 직면할 것이라는 미국의 최후통첩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공격하면 이를 격퇴시킬 것이라고 재다짐하면서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국영 TV가 보도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또 아들 우다이가 경영하는 청년 TV에서 이라크가 과거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한 적이 있다고 처음으로 시인했으나 이라크가 미국의 최후통첩을 거부한 현 시점에서는 이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외신종합=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