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의 초대 사령탑 박종환 감독의 어조는 항상 거침이 없다.
듣는 사람으로서는 그만큼 신뢰하게 된다.
하지만 박 감독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그의 말 속에는 상당한 복선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17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박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이 엉망"이라면서 "자신도 30~40개씩 하는 푸시업을 20개도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고 잔뜩 하소연을 했다.
박 감독은 그러나 돌아서서 "다른팀의 선수들이 세 발을 뛰면 우리는 다섯 발을 뛸 수 있다"며 은근히 자신이 단련한 선수들의 체력이 강함을 자랑했다.
거짓말로 비쳐지는 박 감독의 말은 되새겨보면 그의 '강한 승부욕'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
-전지훈련의 성과는.
▲조직력을 가다듬는 전술 훈련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이제서야 선수 구성이 어느 정도 됐다.
선수 수가 부족한 데다 체력이 약해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연습경기의 승률이 상당히 높았는데.
▲경기에서 지면 괴롭다는 사실을 깨우쳐주고 있다.
"어차피 마지막까지 오지 않았느냐. 여기서 죽든지 살든지 택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선수들이 강한 승부욕을 보여줄 것이다.
-지난 89년 일화축구단의 창단 감독을 맡았을 때와 비교하면.
▲당시에는 대졸선수 7명과 다른 구단으로부터 '베스트 11'을 제외한 선수 1명씩을 우선 지원받았다.
선수 구성상 지금보다 그때가 훨씬 나았다.
우리 팀 선수들의 몸값 전체가 다른 팀 선수 3명에 불과하다.
-포메이션 등 경기 운용은.
▲우리 팀에서는 '베스트 11'이 무의미하다.
3-5-2 포메이션을 기본 축으로 공격과 수비에서 많은 변화를 줄 것이다.
김교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