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첫 모의고사 이렇게 활용을

입력 2003-03-18 09:24:09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많은 고3생들이 3월 첫 모의고사 성적에 울고 웃는다.

첫 성적이 일년을 좌우한다는 속설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어리석은 생각은 없다.

수능시험까지 앞으로 남은 8개월은 활용하기에 따라 지난 2년 동안 공부한 양의 몇 배를 더 할 수도 있는 기간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하면 모의고사는 매번 정신과 육체를 고문하는 형틀로 고3 생활 전반을 고통스럽게 할 것이다.

조만간 고3생으로서 첫 모의고사를 치른다.

지금부터는 모의고사를 치르고 나면 하루이틀만에 다 정리하고 그 다음엔 잊어버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모의고사 성적에 울고웃다 보면 8개월이 그냥 지나가 버린다.

모의고사를 어떻게 치르고 생산적으로 활용할지 정리해본다.

▲모의고사는 연습이다

모의고사는 이름 그대로 실제 수능시험과 비슷한 형식과 내용으로 연습삼아 쳐보는 시험이다.

연습삼아 치는 시험의 점수가 좋고 나쁨에 연연할 일은 아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는 모의고사에 아예 승부를 걸듯이 행동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사설기관에서 치르는 모의고사는 매번 성적이 나올 때마다 전교 석차는 물론 전국 석차와 그 점수에 따른 지망가능 대학의 예상 배치기준표가 나온다.

대개 이 성적을 바탕으로 교사와 상담도 하고 과목별 학습전략을 수정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점수가 잘 나오면 격려와 칭찬을 받지만, 그렇지 못하면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질책과 추궁을 받기 십상이다.

건설적인 반성과 평가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한 번 잘 치르면 한 달이 행복하지만 못 치르면 한 달이 우울하다는 학생도 많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면 모의고사는 실전훈련이라는 원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수험생과 학부모를 괴롭히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만다.

모의고사가 다가오면 몸이 아픈 수험생도 적잖이 있는데 이는 시험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이다.

연습에 지쳐 실전을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도전적인 자세를 가져라

모의고사를 치른 후 가채점을 할 때 학생들의 표정은 각양각색이다.

상위권 학생은 5~10점, 중·하위권 학생은 10~20점 정도 더 맞을 수도 있었는데 실수로 틀렸다며 억울해 하기도 한다.

그 억울함이 매번 계속되는 궁색한 변명이 될 지 실전에서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계기가 될 지는 모의고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실수로 틀린 문제는 풀이 과정에서 조금만 신중하고 적극적이었다면 정말로 맞출 수 있었던 문제이다.

소수점 단위로 당락의 희비가 엇갈리는 현실에서 한 두 문제 실수는 치명적이다.

실수를 줄일 방법은 없는 것일까?

스포츠에서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고 말한다.

문제풀이도 마찬가지이다.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불안감 때문에 위축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어렵다.

어려운 문제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하면 자신도 모르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수험생에게 있어 컨디션이 좋은 날이란 자신감을 갖고 문제풀이에 임한 날을 말한다.

자신감을 가지면 판단이 애매한 보기 중에서 맞는 답을 고를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자신감을 갖고 문제를 대하라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미리 목표 점수를 정해놓고 시험을 치른다.

때문에 조금만 문제가 어려우면 당황해서 자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망치는 경우가 많다.

시험은 매번 난이도가 다르고,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려운 상대평가라는 점에서 본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몇 점 맞을 것인가를 예측하기보다는 폭발적인 집중력으로 문제 풀이에 몰두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수성 사인펜으로 답안지에 표시를 할 때 손을 떨거나 자주 실수를 하는 학생들이 있다.

자신이 없고 결과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학생 스스로 자신감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위에서도 세심한 배려로 도와줘야 한다.

특히 가정에서 수험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소심한 수험생 뒤에는 대부분 극성 학부모가 있게 마련이다.

시험을 마친 후 가채점을 하면서 몇 점이 나왔느냐보다는 시험 자체에 얼마나 충실하고 몰두했느냐를 반성해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모의고사의 목적 중에 하나가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풀이와 시간 안배 요령 등을 훈련하는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오답노트는 필수다

한 번 틀린 문제는 다음에도 틀리기 쉽고, 하기 싫은 과목이나 단원은 계속해서 하기가 싫은 경향이 있다.

모의고사를 생산적으로 활용하려면 틀린 문제를 아쉬워하기보다 자신의 취약점을 확인하고 다지는 소중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채점을 할 때는 맞느냐 틀리느냐보다 틀리게 된 판단의 과정을 냉정하게 반성해야 한다.

해설지를 읽으며 틀린 과정이 스스로 납득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선생님께 질문하여 확실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런 다음 문제지나 따로 마련한 노트에 나름의 분류법에 따라 표시를 해 둔다.

틀린 문제나 맞추긴 했지만 확실하게 알고 있지 못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들과 관련된 단원 전체를 다시 공부하며 취약 부분을 확인해서 그 내용을 따로 정리해둬야 한다.

1학기 때부터 착실히 오답노트를 정리해 간다면 실전에서 실수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막판 정리 때도 엄청난 효과를 발휘한다.

▲학부모가 더 느긋하라

학부모들은 수험생보다 더 모의고사 결과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모의고사를 한번 잘 치느냐 못 치느냐에 따라 집안 분위기가 바뀌는 경우도 허다하게 볼 수 있다.

그러나 학부모의 지나친 관심은 수험생에게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성적을 살펴본 뒤 함께 의논하고 필요한 것은 들어주는 정도의 자세 정도면 충분하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