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과 세상을 바꿀 힘은 무엇인가. 삶의 행복과 기쁨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나. 권력일까. 명예인가. 그것도 아니면 재산(富)인가. 이들 모두일까.
2천500여년 전 붓다는 이 문제를 어떻게 봤을까. "삶이란 오직 지금 이 순간, 즉 현재라는 찰나의 시간속에만 존재한다"고 붓다는 결론 내렸다.
따라서 붓다는 찰나인 인생이므로 현재를 제대로 살 것을 설법했다.
그리고 오늘.
'오직 이 순간을 즐겁게 보내라'. 오늘의 위대한 명상가인 틱낫한 스님이 이렇게 대답하고 있다.
과거와 미래에 얽매지 않고 오직 이 순간을 제대로 살아가는 것만이 삶의 행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먹을 때는 먹는 것만 생각하고 걷을 때는 그냥 걷고 쉴 때는 마냥 쉬는 것, 일할 때는 일만, 차 마실 경우 차만 마시는 것이 중요할 뿐이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화(火)'로 잘 알려진 틱낫한 스님의 한국방문에 맞춰 최근 출판(명진출판사)된 스님의 최신작 '힘'이란 책이 삶에 지친 우리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삶을 바꿀수 있는 힘, 내 안에 있다'란 부제의 이 책은 '현재'의 의미에 초점을 맞췄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직 존재하는 것은 현재다.
당신이 진정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은 지금 이 순간 뿐이다.
당신이 이 순간을 놓친다면 결국 삶과의 약속을 어기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현재 이 순간'이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다.
그래서 틱낫한 스님이 프랑스 남서부 한적한 곳에 만들어 놓은 명상공동체인 자두마을(Plum Village)에는 다음과 같은 스님의 붓글씨가 걸려있다.
'지금 이 순간 하느님의 왕국을 보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절대 하느님의 왕국을 만날 수 없다'.
따라서 스님은 '당신 안에 슬픔, 두려움, 갈망이 가득하다면 어디를 가든 지옥일 것이다.
그러나 당신에게 자비와 이해, 그리고 자유가 있다면 어디를 가든 천국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이곳이 바로 당신의 고향이며 물의 삶이 존재하는 곳'이라며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할 것을 부탁하고 있다.
어떻게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고 지친 삶을 바꿀 힘을 얻을 것인가. 스님은 '깨어있는 마음'(mindfulness), 불가의 '정념'(正念)을 그 키워드로 선택했다.
정념이란 불가에서 마음이 현재에 머물 수 있도록 붙잡아 주는 수행을 말한다.
염(念)은 현재를 뜻하는 금(今)과 마음인 심(心)으로 이뤄져 있다.
스님은 "잠들지 않고 매순간 깨어있는 마음으로 이 순간을 살아라"고 일깨워 주고 있다.
자두마을의 하루는 그래서 '이제 새로운 날이 밝았으니, 오늘 하루 깨어있는 마음으로 지낼 것을 서원하네…'라는 아침 예불로 시작된다.
늘 깨어있는 마음과 함께 오로지 명상과 걷기로 되찾는 삶의 행복과 기쁨이 1.2부로 나눠 펼쳐지고 있다.
조국 베트남이 전쟁으로 찌들었던 지난 1966년 '깨어있는 마음으로 삶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듣자'며 참여불교운동을 펼쳤던 틱낫한 스님의 이 철학이 그의 대구방문(26일)을 앞두고 또다른 설렘으로 다가온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