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해야 합니다".
유카탄 일대 한인사회의 구심점인 메리다 한인회장 율리세스 박 이(63)씨. 그가 한인 후손들을 만날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다.
국적은 멕시코지만 자신의 본질은 한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할머니가 마야인으로 한국인 피를 '75%'만 갖고 있으나 이민 초기 한인들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했던 왕족 이종오 선생의 4대손(외증손자). 율리세스씨는 "지난 96년 8월 코르멕스회 창립으로 60년대 초부터 30여년간 단절됐던 한인사회가 복원돼 한인 후예들이 서로 교류하고 있다"며 "거의 모두 한국어를 모르지만 위상이 높아진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어서 유카탄 주지사의 재무 담당자로 1년6개월 가량 일하고 농수산물 수입관련 간부공무원으로 있었으나 공직비리에 염증을 느껴 그만두고 명예경찰대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 유카탄에서 유일한 차량 매연검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부친 크레센시오 박(84)씨와 함께 경영하는 싱크대 및 주방기구 제조회사는 품질면에서 메리다의 최고 업체로 꼽힌다.
그가 구단주이자 감독으로 있는 실업야구팀은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율리세스씨는 형편이 어려운 한인들이 각종 상점에서 그의 이름만 대고 물건을 가져가는 일이 흔할 정도로 지역사회에 신용이 좋고 인심도 후덕하다.
그가 이끄는 한인회는 극빈동포 돕기 등으로 교민사회 융화단결과 복지향상에 기여해 지난 99년 12월 한국의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그는 "빈손으로 와서 강제노역과 빈민생활을 이겨내며 열심히 일해 자녀들을 공부시키고 조국의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이민 선조들에게서 근면·성실함과 개척정신을 배웠다"고 말했다.
2005년 5월이면 멕시코 이민 100주년이 된다며 한국정부의 한인후예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그는 4남1녀 중 맏이로 3남3녀의 자녀와 10여명의 손자들에게 항상 한민족의 자긍심을 가지라고 강조한다.
강병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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