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건설대란' 조짐

입력 2003-03-15 12:09:16

'4월 사상초유의 장비·인력 품귀현상 등 건설대란이 올 것인가?'

최근 안동을 비롯 북부지역 건설업체들 사이에는 '4월 건설대란설'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업체들마다 장비와 인력확보전을 펴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김천·청송·영양 등 지난해 태풍 루사 피해지역의 수해복구 공사에 안동·영주 등 북부지역 대부분 장비·인력들이 집중 투입되면서 일찌감치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철근·석재 등 공사에 필요한 자재수급의 심각한 불균형 현상도 이미 닥쳐 장비·자재 공급업체들이 저마다 협회를 구성하는 등 20%이상 요금을 인상해 놓고 있다.

여기에다 각 지자체마다 침체된 경기부양책으로 건설사업의 상반기 조기발주 방침을 정하고 설계를 서두르고 있어 본격 발주되는 4월이면 건설대란이 불보듯 하다는 것. 최근 안동지역 15t 덤프트럭 사용료는 28만원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된 이후 올 초 또다시 28만원으로 올라 몇달새 40%이상 오른 셈이다.

굴착기도 김천·영양·청송 등 수해지역으로 모두 빠져 나가면서 22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랐으며 철근의 경우 관급 티켓을 가져가도 1t당 3만원의 웃돈을 줘야 살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영주지역의 경우 지난 2월 장비업체들이 연합회를 구성해 3월부터 26만원하던 덤프트럭 사용료를 33만원으로 30%나 일방적으로 올리는 바람에 건설업자들이 개인 중장비업자를 찾아 나서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굴착기도 25만원에서 28만원으로 인상되는 등 장비대여료가 다른 지역보다 평균 3만~5만원 이상 높아 인근지역의 장비 대여료 인상을 부추길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안동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4월초 안동시가 730억원 규모의 공사 618건을 발주하면 천정부지로 치솟을 사용료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갑갑하다"고 한숨지었다.

심지어 영양지역 경우 돌망태 공사에 필요한 하천 자연석을 채취할 곳이 없어 인근지역에서 깬돌을 구입 사용해야 해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과 공사지연이 불보듯하다.

이 때문에 안동·영주지역 돌공장에는 견치석 등 돌 품귀현상을 빚고 있어 25t 한 트럭당 돌값 12만원과 운반비 17만원이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공사판'이 생겨나고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 장태화(38·영주시)씨는 "트럭·굴착기 등 장비가 대여료 폭증에다 그나마 구하기조차 하늘의 별따기"라며 "이 상황에서 각 지자체마다 4월에 공사를 발주하게 되면 건설대란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치솟는 장비 대여료를 안정시킬 대책이 마땅찮다"며 "타지역 수해사업으로 빚어진 품귀현상 때문에 공사 발주를 중단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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