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 앞두고 세계곳곳 반전시위

입력 2003-03-15 12:11:43

이라크 전쟁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5일 주말을 맞아 이라크는 물론이고 예멘, 터키 등 중동지역과 아시아 각국에서 수십만명이 반전시위를 벌였다.

또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곳곳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비난하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지방 주요 도시에서는 수 만명이 모여 미국의 침공준비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집권 바트당이 주관한 바그다드 시위에는 어른과 어린이들까지 사담 후세인 대통령 초상화를 들고 시위에 참석했으며 이로 인해 심각한 교통 체증을 빚기도 했다.

예멘에서는 수도 사나를 비롯한 전국에서 이날 50만명으로 추산되는 시민이 시위를 벌였으며 사나 중심가에는 20만여명이 집결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초상화를 함께 들고 미국 비난 시위를 벌였다.

이집트 카이로 대학에서는 반전단체 회원 300여명이 모여 교내 행진을 하며 반전 시위를 벌이는 등 이집트에서는 거의 매일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 도쿄의 상업 중심가에서는 약 1만명이 시위에 참석, '세계 평화,' '부시,테러리스트' 등 구호를 외치며 전쟁 반대 목소리를 냈다. 서울에서도 2천명이 종이 비둘기를 저녁 하늘에 던져 올리며 반전 주장을 펼쳤으며 태국에서도 1천명이 방콕

의 유엔 사무소 밖에 모여 전쟁 반대 주장을 외쳤다.

미국이 이라크 공격에 대비해 군장비를 하역한 지역인 터키의 항구 도시 이스켄데룬에서는 약7천500명이 모여 '양키 고 홈' 구호 등을 외치며 반전 시위를 벌였다.

키프로스의 그리스계 주민 3천여명도 반전 주장을 적은 슬로건 등을 들고 미국대사관까지 가두 행진을 벌였으며 그리스에서는 이날 수도 아테네에서만 1만여명이 모이는 등 전국적으로 1만 5천여명이 시위에 참석했다. 시위 현장에는 특히 피카소의 반전 주장 그림인 '게르니카' 와 '유럽연합(EU)과 미국, 유엔의 살인자들을 집으로'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의 칸 유니스에서도 4천여 주민들이 거리에 집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이라크의 국기들을 흔들며 이라크 지지 시위를 벌였으며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도 시인과 작가, 변호사, 학자, 공무원, 기업가 등 지식인(여성 포함) 약200명이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발표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이날 3천여명이 집결, 미국과 영국을 "전쟁 광분자"로 비난하며 전쟁 계획 중단을 촉구했으며 러시아 모스크바의 미 대사관 앞에서도 공산당원과 국제노동자당원 등 1천여명이 집결, 전쟁 반대를 외쳐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라인-마인 공군기지 앞에 1천400명이 모여 연좌시위를 벌였다.

한편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일대에서도 이날 정오(현지시각) 워싱턴 기념탑에 모여 집회를 개시해 백악관과 법무부로 가두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시민 1천여명은 15일 시내 노빈스키 거리 주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를 벌였다.

'부시는 살인자' '세계의 악귀 부시' '텍사스 악한은 자신의 탐욕을 보라' '미국은 세계의 식인종' 등의 격한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와 러시아 전통의 붉은 깃발,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사진 등을 들고 나온 시위대는 이라크전 계획을 밀어붙

이는 미국의 일방주의를 집중 성토했다.

젊은층 시위대 100여명도 근처 외무부 청사에서 미 대사관 까지 가두 행진을 벌인 뒤 시위에 합류했다.

모스크바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경찰 병력 수백명을 파견했으나 별다른 불상사는 빚어지지 않았다.

파리, 마르세유, 리옹, 툴루즈 등 프랑스 곳곳에서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파리에서는 이날 오후 수천명이 반전 시위에 참여해 이라크 공격을 서두르고 있는 미국을 규탄하고 이라크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파리 시내 나시옹 광장에 모여 미국에서 파견된 반전동맹 소속 회원들을 선두로 공화국 광장까지 평화 행진을 벌였다.

미 반전동맹은 제 2의 걸프전을 막는 데 앞장서고 있는 프랑스 정부에 감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시위대는 나치 기장이 그려지고 '살인자와 범죄자들'이라는 문구가 겹쳐 쓰여진 미국 성조기를 들었으며 '폭탄이 아닌 부시를 투하하라' '폭탄 투하를 원하는 자에게 저항을' '뉴역에서 파리까지, 런던에서 바그다드까지 전세계가 전쟁 반대를 외친

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시위에는 이슬람교도들이 많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아랍어 구호를 외치거나 팔레스타인 기를 나부꼈다.

이날 시위는 노조, 좌파 정치단체, 인권단체 등 70여개 기관이 주도했으며 파리외 마르세유, 리옹, 툴루즈 등 지방 수십개 도시에서 함께 열렸다.

프랑스 내 최대 노조 5개는 최근 하워드 리치 주불 미국대사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 미국이 전쟁준비를 중단하고 이라크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설득해줄 것을 요청했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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