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뷰-뉴 프론티어전

입력 2003-03-15 09:12:50

겨울 한철 전시장 나들이가 뜸했던 사람들에게 봄 햇살같이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는 대구현대미술작가협회가 주최한 뉴프런티어전이 16일까지 200여 작가들의 참여로 열리고 있다.

2층 전시실은 대구현미협 회원전의 성격을 띠고 있으나 1층 전시실은 전국 각지의 추천위원들이 선정한 50여명의 외지 작가 작품들로 구성, 전시회의 취지를 풍요롭게 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영상과 설치, 평면과 입체를 가리지 않고 서로 다른 방법과 관심들을 다양하게 탐구하는 현대미술의 여러 양상을 한자리에서 펼쳐 보임으로써 동시대 미술의 관심을 읽는 데 보다 한걸음 다가서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보다 기발하고, 사적이며, 심미적인 욕구를 만족시킬 시각 이미지에서부터 작품 '변변한 향'과 같이 인체를 충격적으로 표현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 양상이 아주 다양했다.

대구참사를 예견한 것 같은 위기감을 표현하는 '눈물을 말린다'는 제목의 영상 작품처럼 비디오나 디지털 장비를 이용한 외지작가들의 작업이 큰 흥미를 끌었다.

영상 분야에 지역 작가들의 관심이 아직 낮은 것이 아쉽다.

어떤 이슈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고 실험적인 탐구의식을 보여주겠다는 전시 컨셉은 현대미술의 위치가 허약한 지역 여건에 비춰 큰 강점이지만, 주제의식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는 단점으로 보여진다.

다시말해 대중적인 관점에서는 볼만한 전시회이지만 보다 미래적인, 보다 미술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소통)이나 사회적 이슈 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다룬 외지작가의 작품들이 꽤 눈에 띄었지만, 적지않은 지역 작가들은 아직도 주제나 기법 면에서 '대구만의 독특한 틀'에 갇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심한 말일까.

김영동(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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