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런 일이…".
13일 유상부 전 회장이 '자진 사임(辭任)'이 아닌 '연임 고사'라는 어정쩡한 말로 포스코 회장 자리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상당수 고참 사원들은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유는 포스코가 지난 1981년 회장제를 도입한 이후 이 자리를 거쳐간 5명의 최고 경영자가 모두 불명예 또는 석연찮은 퇴진을 했기 때문. 초대 회장인 박태준 회장(현 명예회장)은 92년 당시 민자당 최고위원을 겸직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후보 선출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갈등을 빚다가 임기 중 물러났다.
이후 포스코(당시 포철)는 한동안의 혼란기를 겪는 과정에서 박 전회장 후임이었던 황경로 전회장은 취임 5개월만에 정명식 전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줬고, 정 전회장은 1년만에 김만제 전회장에게 방을 내줬다.
지난 94년 주총에서 포스코 사상 처음으로 외부인사로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 올랐던 김만제 전회장 역시 YS에서 DJ로의 정권교체 여파를 타고 2년의 임기를 남긴 상태에서 98년 유상부 회장에게 자리를 넘기고 퇴진했다.
또 유 회장은 취임 이후 '민영화 완성'.'철강본업 중시경영'.'계열사 독립경영'.'청탁배제' 등을 통한 전문화와 투명성 제고 및 주주이익 극대화를 기치로 내걸고 독자경영을 시도했다.
유 회장은 그러나 취임 중기부터 박태준 명예회장 등 일부 정치권 인사 및 OB 등과 갈등을 야기하다 작년 일부 계열.협력사를 통한 타이거풀스 주식매입을 둘러싼 '최규선 비리'에 직접 개입해 재판에 회부됐다.
그 역시 정경유착 고리를 완전히 끊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대선 이후 본격적으로 퇴진압력을 받아오다 13일 '연임고사'의 변을 남기고 찝찔하게 자리를 물러난 것이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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