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향한 열망 빚어요

입력 2003-03-14 09:16:24

잎이 무성한 고목 나무, 백로나 해오라기 같은 새, 여러 형태의 물고기, 사슴 무리, 연꽃 그리고 빗살무늬 토기 등 '도자벽화' 작가 전영신(41)씨가 즐겨 선택하는 황토 흙의 빛깔에 자연에 대한 동경이 물씬 배어 있다.

청도군 각남면 일곡리에 자리한 손수 지은 작업실에서 오늘도 그리움을 향한 열망을 빚어내고 있는 그를 만났다.

경산 출신인 그는 어릴 적부터 그림을 좋아해 부산공예학교에서 도자기를 배웠고 다시 영남대 조경학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대하여 표현의 한계를 느끼게 되면서 '도자벽화'라는 장르를 통해 표현욕구를 분출하고자 외로운 길을 걸으면서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전씨는 "도자벽화는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많이 활성화되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작가가 없어 관련서적이나 자료를 구하기 힘들어 자기 스스로 실험을 통해 얻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라 말한다.

그의 작품은 하나의 도판에 그림을 그리거나 벽돌 크기의 도편에 따로 그린 그림을 모자이크처럼 타일링해서 전체 형태로 만든다.

"1천250℃의 고온에서 소성시키면서 열에 의해 화학적, 물리적 변성을 거쳐 내구성이 좋은 도자상태로 되기 때문에 다른 예술분야보다는 어려운 작품활동으로 선뜻 나서는 작가가 많지 않다"는 전씨의 설명.

도자벽화가 유럽에서는 주방, 화장실의 타일이나 벽돌에서부터 반영구적인 특성으로 지하철 벽면, 건물의 외벽 등 다양한 연출로 일반 서민과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있다.

그의 작업 과정을 보면 그릇의 형태를 만들지 않는 점을 제외하면 도예가의 작업 전 과정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다.

단지 기형(器形)만을 제작한다거나 만들어진 기형에 그림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흙을 수비하고 흙판을 만들고 말린 후 그림을 그리고 채색을 하고 유약을 바르고 그 다음 불을 때는 일까지 스스로 해내는 일을 지켜보면 그는 여전히 도예가이다.

그의 작품은 지난해 10월 2일부터 8일까지 7일간 서울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갖는 등 경남 김해, 대구 등지에서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개인전과 8회에 걸쳐 단체초대전에 작품을 출품했다.

겹겹이 둘러 쌓인 일곡리 산속마을 그의 작업장에는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연락처 054)371-6683.

청도.최봉국기자 choib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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